[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게 된 김승회(34)가 새로운 번호인 13번을 달게 됐다. 배번을 선택하는 과정에 팀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잘 묻어나 있다.
김승회는 15일 “SK에서 13번을 달게 됐다. 구단에서 두산 베어스 시절 오랫동안 사용했던 16번을 이야기 했다. 16번은 후배가 달고 있었다. 후배의 번호를 뺏고 싶지 않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3이 들어간 배번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16번과 함께 의미 있는 번호가 32번이다. 김승회는 2013년 5월부터 32번을 달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다. 공교롭게도 SK의 32번은 두산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박정배(33)가 달고 있었고, 16번은 2014년 SK에 입단한 내야수 유서준이 쓰고 있었다. 김승회는 망설임 없이 두 개의 번호를 후배에게 양보했다.
↑ 16번 20번 32번 13번. 그의 등번호는 다양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하나다. 사진=MK스포츠 DB |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베테랑이 김승회다. SK는 7일 "FA 윤길현의 롯데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김승회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2003년 두산베어스에 2차 5라운드로 입단한 김승회는 2012년 FA 홍성흔(두산)의 보상선수로 이적했다. SK는 세 번째 팀.
김승회는 “두 번째 여서인지 몰라도 보상 선수로 팀을 옮기는 것이 처음보다는 익숙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서운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새 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를 잊어냈다. 고향인 서울에 가까워진 것도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다.
그는 신속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SK 구단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새 집을 알아보기 위해 부산에서 인천으로 행했다. 문학구장에서 김승회는 민경삼 단장 등 SK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당시 구장에 없었던 코칭스태프에게는 전화로 인사를 대신했다.
김승회는 “김용희 SK 감독님께서 마음을 잘 추스르자고 격려해주셨다. 김성갑 수석 코치님은 기분 좋게 환영해주셨다”고 말했다.
새 집과 함께 김승회는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운동할 장소도 부지런히 알아봤다. 부산의 한 운동센터를 예약했었던 김승회는 새로운 장소가 필요했다.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김승회는 “설렘을 느낀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의 빈자리가 있다면 어디에서든 던질 각오가 돼있다. 기분 좋게 던지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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