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은 ‘대변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김호철 시대’가 막을 내리고 ‘초짜’ 최태웅 감독을 선임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내렸다. 그리고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에게 큰 의존을 하지 않는 ‘스피드 배구’를 선언했다. 올 시즌 전반기를 소화한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를 되돌아본다면 ‘극과극’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3라운드 최종전서 세트 스코어 0-3(23-25 20-25 21-25)으로 패했다. 3연패에 빠진 현대캐피탈은 시즌 10승 8패(승점 31)로 전반기를 4위로 마감했다.
올해 플레잉 코치에서 곧바로 감독으로 승격된 최 감독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형 동생으로 지내던 선수들과의 관계가 갑작스럽게 감독과 선수로 변했다. 하지만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팀 분위기를 좀 더 밝게 만들고자 했다. 무엇보다 세계 배구의 트렌드인 ‘스피드 배구’를 장착시키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
시즌 전 주전 세터였던 권영민을 신예 세터 노재욱과 트레이드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토종 ‘주포’ 문성민을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옮겨 수비보다 공격에 집중토록 했다. 리시브가 되는 외국인 선수인 오레올 까메호를 영입하면서 ‘스피드 배구’의 기틀을 다졌다.
↑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는 전반기 극과극의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기를 위한 체력 보충이 절실하다. 사진=MK스포츠 DB |
문제는 세터 노재욱의 이탈과 함께 찾아온 기복이었다. 노재욱은 발목 부상으로 2라운드 전 경기를 못 뛰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전 완승 후 하위권인 우리카드에게 2-3으로 발목을 잡혔다.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한 뒤 바로 한국전력에 0-3으로 완패하는 널뛰기를 이어갔다.
노재욱이 돌아오자 다시 힘을 내는 듯 싶었다. 오레올과 문성민도 살아나면서 하위권 3팀에 3연승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일주일 사이 상위권 3팀과 만나는 3라운드 막판 일정을 버티지 못했다. 3연승 뒤 3연패로 아쉬운 전반기를 마감했다.
최 감독도 극과극의 모습이었던 전반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치고 나갈 수 있었던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다. 최 감독은 “제 전반기 예상 승점과 실제 승점이 비슷하게 나왔다. 그래도 더 좋은 흐름으로 갈 수 있었는데 그 고비를 못 넘었다는 점은 아쉽다”고 전반기를 곱씹었다.
3라운드 막판 나온 문제점은 바로 체력이었다. 스피드 배구를 소화하기 위한 가장 큰 관건이기도 하다. 동시에 많은 공격수들이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 최 감독의 남은 후반기에 대한 고민 역시 체력에 쏠렸다. 최 감독은 “4라운드도 상당히 빡빡한 일정이더라. 집중력 하락과 연관이 있기에 체력적인 고민이 제일 많다. 후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뛸 수 있는 힘이 떨어진 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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