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습니다. 메르스까지 창궐하며 유독 혹독했던 을미년. 꿋꿋이, 이 악물고 견뎌내신 매일경제 독자 여러분들, 그리고 여행업계 관계자 분들, 정말이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함을 선물합니다. 희망의 병신년 해를 가장 먼저 품을 수 있는 ‘신속 해돋이’ 명당입니다. 새해, 누구보다 먼저, 멋진 꿈을 품으시기 바랍니다.
“그래,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선물하자”
투어월드팀 회의를 하다 스쳐가 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준비된 해맞이 편 ‘극과 극’ 국가 대항전이다. 하나는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뉴질랜드 기즈번. 이에 질세라, 한국 대표주자는 뭍에서 가장 먼저 2016년 병신년 해맞이를 할 수 있는 울산 간절곶이 나선다. 선택은 독자들 몫. 어디서 보건, 희망을 품어야 한다는 것, 그것만 잊지 마시라.
↑ 뉴질랜드 기스본 <뉴질랜드관광청> |
뉴질랜드 투어의 코스란 게 뻔하다. 남섬 8, 북섬 2의 비중이다. 뉴질랜드 하면 ‘카왈라우 번지’라는 등식이 대한민국 여행족들 뇌리에 박혀 있으니 북섬, 하고도 동쪽 해안 기스본을 늘 찬 밥 취급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연초라면 상황은 360도 달라진다. 북섬을 8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피지 타베우니섬처럼 날짜 변경선 바로 앞에 둥지를 트고 있는 포인트. 이 곳은 무조건 새해 마지막 날 달려가야 한다. 이유? 간단하다. 2016년 새해, 아니 매년 새해 첫 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도시여서다. 당연히 일출 시즌, 대박이다. 북새통이다. 키가 작은 단신이라면 ‘뒤통수 일출’ 각오해야 할 정도다.
기스본 찍으려면 당연히 며칠 여유를 두고 미리 출발해야 한다. 연말 새해 맞이 축제가 열리는 탓이다. 하이라이트는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리듬 앤 바인스(Rhythm & Vines)’. 기스본 근처 와이너리의 노천 원형 극장에서 29일부터 연말인 31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축제다. 올해는 미국 대표 힙합 아티스트 ‘맥 밀러(Mac Miller)’가 나선다. 전 세계 페스티벌을 장악하고 있는 ‘알엘 그라임(RL Grime)’, 호주의 인디팝 듀오 앵거스 앤 줄리아 스톤의 (Angus&Julia Stone), 호주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일렉트로닉 록밴드 펜듈럼(Pendulum)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도 동참하니, 올해 뉴질랜드행을 계획했다면 무조건 지금, 달려가야 한다.
사실 내가 기스본에 반한 건, 순전히 와인 탓이다.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것도 모자라, 일조일수가 가장 높은 포인트다 보니 다양한 와인 트레일과 명품 와이너리가 줄줄이 포진해 있다. 한입 머금으면 알싸한 포도향이 입안 가득 번지는 명품 뉴질랜드 와인 ‘샤르도네’를 기억하시는지. 여기가 원산지다. 프랑스 보르도 만큼이나 많은 ‘와이너리 투어’프로그램이 있으니 골라 잡으면 된다.
아, 서핑을 잊을 뻔 했다. 서핑 USA가 아니라, 서핑 기스본이다. 뉴질랜드에 최초로 유럽인이 상륙했던 카이티 해변이 여기다. 짜릿한 원통형 파도가 온몸을 휘감는 ‘다이브 타타포우리’가 포인트도 기스본에서 딱 10분 거리다. 리프 에콜로지 투어(산호초 생태 관광)가 압권. 썰물에 드러난 암초 위를 걸어 다니며 암초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다.
▶기즈번 즐기는 Tip〓리듬 앤 바인스 음악 축제 1일권 90달러~125달러(NZD). www.rhythmandvines.co.nz. 리프 에콜로지 투어 요금은 성인 요금 40달러씩. 와이너리 투어는 주말까지 이어진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 울산 간절곶…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기스본. 멀다. 한겨울, 아니 ‘한여름 해맞이’도 좋지만, 해맞이도 신토불이다. 게다가 이 곳, 끝내준다. 독도를 제외하고, 뭍에선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포인트니깐. 항상 기자가 매년 연말, 꿈꾸는 동선은 이렇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해가 늦게 지는 신안 가거도로 달려간다. 뉘엿뉘엿 지는 해를 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곧장 울산으로 밤새 차를 몬다. 새벽 7시경 도착한 곳은 간절곶.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뜨는 해를 보며, 새해 소망을 빈다.
물론, ‘꿈꾸는 동선’이다. 올해는 기어이 한번 도전해 볼 계획이다. 을미년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은 어김없이 가거도. 오후 17시39분이다. 반대로 병신년, 2016년 새해 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간절곶의 해 뜨는 시각은 7시31분이다. 거의 같은 시각,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일출이 시작되고 1분 뒤 포항 호미곶의 새해가 열린다. 정확히 7분 뒤인 38분이 돼서야 강릉 정동진에 병신년 첫 해가 뜬다.
주변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 공원’이 있다. 일출에만 신경을 쓰면 이 멋진 포인트를 놓친다. 간절곶 공원엔 꼭 봐야할 포인트가 두 곳이다. 우선 등대 조형물. 1979년 1월부터 2001년 5월까지 동해안을 밝혀왔던 등대가 신등탑 건립으로 철거되면서 기존 등대의 등롱과 등명기를 설치해 상단부를 복원해 놓은 것이다. 등대 옆으로는 세계 7대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로도스 섬 거상’의 축소 모형도 있다.
필히 해야 할 건 초대형 소망우체통에서 엽서 쓰기. 높이 5m, 가로 2.4m, 세로 2m, 7톤의 무게가 나가는 우체통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의 상징이다. 한반도를 가장 먼저 밝히는 간절곶에서 ‘간절함’을 담아 소망을 빌어보는 것. 어째, 대박 날 것 같은 느낌이
▶ 간절곶 즐기는 Tip = 공원 입구에서 언덕길을 따라 다양한 차와 음료를 파는 포장마차 형식의 로드카페들이 서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반대편으로는 횟집들이 모여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여행 문의는 간절곶 관광과. (052)229-7000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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