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처음에 계약할 때 (강)정호 생각이 나더라. 정호가 잘해줬기에 내가 계약할 수 있었다. 정호가 잘 다져놓은 기반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겠다.”(김현수)
“강정호의 활약을 보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나도 이런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좋은 친구이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길을 만들어준 거 같다”(박병호)
2016년, KBO리그 출신 타자들의 메이저리그 선전은 계속될 수 있을까. 강정호(29·피츠버그)가 열은 길을 박병호(30·미네소타)와 김현수(28·볼티모어)가 걸어간다.
↑ 박병호와 김현수는 2016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류현진이 2년 전 KBO출신 투수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면, 강정호는 야수도 똑같이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류현진의 성공이 2014년 윤석민의 계약으로 이어졌듯, 강정호의 성공도 박병호와 김현수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박병호가 선구자로서 부담감을 느꼈다면, 두 선수는 이 길을 이어가야 한다는 중압감과 싸워야 할 것이다.
미네소타와 기본 보장 금액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한 박병호의 무기는 파워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KBO리그 홈런 1위를 기록했으며, 2년 연속 50홈런을 넘겼다.
KBO리그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투고타저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홈런만이 아니라 2루타 개수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그만큼 홈런이 드물다. 20홈런만 넘겨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KBO보다 높은 수준의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지만,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주변의 믿음이다. 박병호도 입단 기자회견 자리에서 “강정호가 한국과는 다른 빠른 공이나 공의 움직임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줬다. 초반에는 적응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경기를 나가다 보니 적응할 수 있었다며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지난 시즌 126경기 467타수에서 15개의 홈런을 때렸다.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치지 않았다면 더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었을 것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강정호의 2015년 성적을 162경기로 환산했을 때 홈런 기록은 19개가 된다.
김현수의 장점은 뛰어난 선구안이다. 현지 언론은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계약하기 전부터 통산 볼넷(597개)이 삼진(501개)보다 많은 사실에 주목했다. 김현수는 2008년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이후 2012, 2013 두 시즌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즌 모두 삼진보다 볼넷이 많았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고 초구부터 치는 경향이 있다”며 빠른 승부를 삼진이 적은 비결로 꼽았다. “쉽게 헛스윙을 당하지 않고, 커트를 많이 한다”며 끈질긴 승부도 장점으로 꼽았다.
↑ 강정호는 KBO 출신 타자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어 “스트라이크존은 심판 고유의 권한이다. 가서 적응해야 할 부분이다. 그거에 말리기 시작하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거라 생각한다. 콜하면 콜하는 대로 비슷한 공을 치겠다”며 강한 적응 의지를 보여줬다.
두 선수는 1월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박병호는 지난해 강정호가 그랬듯, 넥센 히어로즈를 따라 애리조나 서프라
김현수는 1월 중순 LA로 이동, 구단이 지원하는 훈련시설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이후 구단 스프링캠프 시설이 있는 플로리다주 사라소타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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