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임창용(40)·오승환(34)에 내려진 72경기 출장정지가 중징계인지 경징계인지 일반의 의견은 갈라진다. 다만 분명한 건, KBO의 선례와 비교했을 때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진 처벌 강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오전 상벌위원회를 열고 불법 원정도박을 한 임창용과 오승환에 대해 징계를 결정했다. KBO는 오랜 논의 끝에 두 선수에 KBO 규약 제151조 3항에 의거해 KBO 리그 복귀 후 총 경기수의 50% 출장정지 제재를 부과했다. 2016시즌 기준 KBO리그는 144경기를 운영하고 있어, 결국 72경기 출장정지가 성립된다.
↑ 양해영 상벌위원장이 8일 임창용, 오승환에 대한 상벌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야구회관)=김재현 기자 |
그로부터 6년뒤인 지난달말, 임창용 오승환은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해외 원정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검찰에 소환돼 각각 700만원의 벌금형에 약식기소됐다. 채태인 등과 임창용-오승환의 도박 혐의에 대한 사법당국의 판단은 비슷했고 벌금의 액수는 후자가 오히려 더 작았다.
그러나 KBO는 2시간이 넘는 긴 회의 끝에 임창용과 오승환에게 시즌의 50% 출장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KBO의 처벌 수위는 열곱절 이상 강력해졌다.
KBO는 더 이상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다. 리그의 ‘레전드’로 불리던 임창용과 오승환의 도박 가담 사실은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뛰어난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만큼 팬들에게 던져준 실망도 과거 사건들 그 이상이었다. 이들에 대한 여론은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KBO는 수년전보다 훨씬 성장한 야구판의 인기와 규모, 그만큼 높아진 공익성, 팬들에 대한 책임감을 절감하고 있다. 삼성 구단은 물론이고, 프로야구 선수들이 더 이상 '초범'이 아닌 점도 중징계 결정에 한몫을 한것으로 보인다.
결국 리그 이미지를 손상시킨 두 선수에 강력한 처벌이 결정됐다. 이는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이 직접 적은 내용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했다. 이 위원은 종이에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적었고, 그 근거 중 하나로 “여론이 좋지 않다”고 써둔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 중징계 배경에는 여론이 있었다. 사진(야구회관)=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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