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58명->32명. 1년 전과 달라도 너무 다른 한화 이글스의 출발이다. 양적인 측면도 그렇지만 질적인 구성도 눈에 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의중은 확실하다.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는 스프링캠프로 데려갈 수 없다는 것. 특례입소는 없다. 베테랑들을 배려하는 차원도 있지만 무언의 경고일 수도 있다.
한화는 지난 13일 일본 고치로 떠나는 32명의 1차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을 발표했다. 불과 1년 전 생각한다면 단출해진 규모다. 사실 작아진 규모 자체는 예고된 방향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전체 선수단 파악이 필요했다. 대규모 선수단을 끌고 가 직접 눈으로 보고 옥석 고르기에 나섰다.
하지만 부임 후 첫 시즌을 보낸 지금 상황은 다르다. 선수단 전체에 대한 김 감독의 파악은 완료됐다. 보다 효율적인 캠프를 위해 비시즌 몸 상태에 따라 명단을 짰다. 전술 훈련 강도가 높아질 고치 캠프에는 김 감독의 ‘OK’를 받은 자만이 갈 수 있다. 베테랑들을 포함한 나머지 선수들은 서산 2군 구장에 남는다.
↑ 김성근 한화 감독은 원칙을 내세워 주축 선수들의 1차 스프링캠프 명단 제외를 결정했다. 올 겨울 한화 선수단에게 특례입소는 없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와 같은 결정은 김 감독의 원칙에서 나온 것이다. 비시즌 전 김 감독은 선수단에게 캠프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몸 상태 확인 결과 김 감독의 기준선을 충족하지 못한 선수들이 나왔다. 결국 원칙을 지키는 차원에서 이들의 명단 제외가 이뤄졌다.
일부 주축 선수들에게는 무언의 경고가 될 수 있다. 그들이 서산에 있는 사이 고치 캠프에서는 젊은 피들이 도약을 위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강도 높은 훈련 소화를 위해서는 하루 빨리 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경쟁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
마냥 경고의 메시지만도 아니다. 베테랑 선수들은 각자 몸을 만드는 시간과 과정이 다르다. 정우람과 이용규 같은 경우에는 시즌 후 프리미어12까지 소화해야 했다. 배려도 숨어 있다는 이야기다. 한화 관계자는 “고치 훈련 강도가 지난해 보다 훨씬 높아질 예정이다. 캠프에서 부상을 당하면 따라간 의미가 없다. 부상 방지를 위해 100% 컨디션에서 훈련에 임하라는 감독님의 배려도 들어 있는 결정이다”라고 강조했다.
몸 상태만 충족된다면 언제든지 캠프 합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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