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어야 한다.’ ‘문제가 많다.’
오랫동안 아마야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같은 얘기를 한다. 그러나 막상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정말 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을 가진 사람들은 드물어 보인다.
‘이러기도 저러기도 힘든 면이 있다’거나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는 한탄들이 가장 많다. 이럴 때 딱 어울리는 말이 있다. ‘모두의 문제는 아무의 문제도 아니다.’ 어쩌면 아마야구는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저마다 죄책감을 나눠 짊어진 채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이 아닐까.
↑ 아마야구의 여러 문제점은 오랫동안 거의 모두가 동의하면서도 아무도 근본적인 해결을 해내지 못하는데 더 큰 심각성이 있다. 사진은 올해 대한야구협회(KBA)가 이전하는 목동구장. 지난해 6월18일 경기 중반 소나기를 맞았던 넥센-롯데전 모습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곧바로 ‘현실’의 합리화가 따라온다. 대학입시는 과거보다 빨라졌고, 이른 봄부터 각종 대회가 열린다. 진학(프로입단 포함)이 절대 과제인 학원 팀들에게 전적관리와 각 선수들의 성적관리는 너무 중요하다. ‘겨울에 훈련을 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봄 대회에 전력을 맞추어 낼 수 없다’는 게 지도자들의 항변이고, 학부모들의 (당연한) 조바심과 욕심도 자주 유소년야구팀의 훈련량을 보탠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고 정리돼야 할까.
가치관의 선후를 뒤바꿔야 한다. KBA(대한야구협회)와 교육부, 문체부, 현장의 지도자가 모두 책임감을 느끼고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 진학의 시기를 ‘외부변수’라는 붙박이로 여기고, 거기에 어린 선수들의 몸과 경기일정, 평가체계를 맞추면서 방법을 생각해보는 순서는 희망이 없다. ‘나로선 어쩔 수가 없다’는 변명만 만들어낼 뿐이다.
현재의 입시제도와 성적관리가 어린 선수들의 가혹환경의 원인이라면 아예 완전히 뒤바꾸는 혁신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야 한다. 선수들이 겨울에는 기술훈련을 하지 않고 시즌 중 잦은 혹사 등판에 내몰리지 않아도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이 될 때까지.
이는 ‘이상적’이라고 젖혀놓을 꿈이 아니고, 우리 야구계가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목표’다.
지난 2013년 KBO 야구발전실행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당시 프로팀들의 신인지명 투수 41명 중 어깨통증·수술병력이 63.4%(26명), 팔꿈치통증·수술병력이 75.6%(31명)였다. 어깨나 팔꿈치가 아프지 않고 수술 이력이 없으며 타격시 통증도 없는 건강한 신인 투수는 고작 4명뿐이었다.
이 유병률은 정상이 아니다. 이 숫자를 그저 받아들이거나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겐 고교선수들을 더 많은 대학과 프로팀에 보내고, 정확하고 충분하게 평가하면서 강하게 단련시켜야 하는 과제보다 더 ‘먼저’ 생각해야 할 가치가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