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 바퀴를 열심히 달렸다. 그러나 누구는 잘 달리기도 했으나 누구는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오래 달리기에 결승선은 없다.
현재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다. 페이스 조절은 저마다 다르다. 누구는 초반부터 치고 나갈 테고, 누구는 막판 스퍼트를 노릴 테다.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오래 달리기에 ‘정답’은 없다. 저마다의 ‘방식’이 있을 뿐이다.
다들 한 바퀴를 얼마나 잘 달렸을까. 그리고 더 잘 달리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의 솔직한 자평을, 그리고 스케치 중인 밑그림을.<편집자 주>
↑ 백순길 LG 단장은 2015년 팬들을 실망시킨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히며 팀 전체의 체질개선과 변화를 시도해 달라진 LG 야구를 만들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2015년 : 총체적 실패, 모든 것이 엇나갔다
LG는 지난 2013-2014시즌에 연속으로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하며 오랜 암흑기를 끝냈다. 대부분의 LG 팬들은 긴 시간 움츠렸던 팀이 드디어 결실이 맺고 강팀으로 자리 잡는 달콤한 상상을 한 번쯤 했을 것이다. 그런데 2015년에 들어서자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이 일어났다. 신바람 야구는 사라지고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경기가 다수였다. 결국 최종 성적은 9위. 신생팀 kt를 제외하면 기존 구단 사이에서는 최하위였다.
앞서 2년간 잘했기에 팬들은 더 실망감을 느꼈다. 2년 전 쓰러져가던 팀에 구원투수로 화려하게 입성한 양상문 감독은 1년 만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타선부터 신구조화까지 모든 것이 엇나갔다.
백순길 LG 단장도 참담했던 시즌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백 단장은 “성적이 좋지 못했다.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라며 아쉬운 성적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어디에 있었을까? 백 단장은 “주축선수들의 부상을 시작으로 팀이 어려워졌다. 기대가 컸던 외인타자 잭 한나한도 부상으로 시즌 초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등 전체적으로 힘든 시간이 지속됐다”며 엇나간 LG의 2015년을 복기했다.
아쉬움은 끝이 없다. LG는 한 가지 이유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뒷걸음 친 것이 사실이다. 백 단장은 “2013년부터 2년간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는데 지난해 그 발걸음이 이어지지 못하게 만들었다”라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 LG의 선수단은 그 어느 때보다 젊어졌다. LG는 팀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2016년: 절치부심의 한 해, 달라진 야구 펼치겠다
그렇게 시즌이 끝나고 LG는 절치부심의 새해를 맞았다. 겨우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정상호를 영입했고 임찬규 등 군 제대 선수들이 돌아왔다. 선수단 구성도 소폭 변화가 이뤄졌다. 그 어느 때보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졌다. 백 단장은 “젊은 선수들이 1군에 합류해 성과를 보여줬다.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들을 키우는 육성시스템이 효과를 본 것은 수확”라고 2015년 그나마 팬들에게 위안이 됐던 소득을 설명했다.
결국 LG는 2015년의 실패를 교훈삼아 팀 리빌딩을 시도했고 시즌 중 의미 있는 결과들이 속속 나타났다. 타선에서는 양석환, 안익훈, 서상우 등 젊은 기대주들이 주전들의 자리를 위협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임정우, 윤지웅과 같은 영건 투수진도 2016년이 더 기대되도록 성장세를 거듭했다. 백 단장은 “1군에서 가능성을 선보인 젊은 기대주들이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한다. 구단도 이를 준비할 계획”라며 “신설된 피칭 아카데미에서 소수정예 투수진을 육성하겠다. 그밖에 2군과 재활군에도 더욱 관심을 가지며 이들이 성장할 기틀을 마련하겠다. 잠실구장에 최적화 된 선수들을 키워내 빠르고 강한 야구를 펼치겠다”며 젊은 기대주들에게 LG의 미래가 달려있음을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양상문 감독은 침체된 팀 분위기를 개선해 보다 활발한 야구를 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신임 주장으로 선출된 류제국 역시 팀 내 커뮤니케이션 및 분위기 향상에 힘써 승리하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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