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이상철 기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미네소타의 스프링캠프에 막상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밖에서 보기도 그렇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있는 그는 영락없는 넥센 선수다. 넥센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으며, 그의 쓴 모자 또한 전 동료들과 같은 디자인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넥센이다. 목동에서 박병호와 계속 운동을 했기 때문일까. “와~메이저리거다”라고 신기해하는 반응은 거의 찾을 수 없다. 갓 프로에 입문한 선수까지도. 그저 익숙함의 풍경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분명 다르다. 그는 메이저리거로 맞이할 새 무대를 위해 적응해 가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으로 출국했다. LA를 거쳐 서프라이즈에 도착한 그는 개인 운동을 했다. 그리고 자신에 맞춰가며 적응해 가고 있다.
↑ 박병호가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옥영화 기자 |
박병호의 일과는 규칙적이다. 오전 7시30분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한 뒤 오전 8시30분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으로 이동한다. 가볍게 몸을 푼 뒤 오전 9시 훈련장으로 향해 넥센 선수들과 훈련한다. 웜업, 베이스러닝, 수비, 타격 등 기본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함께 소화한다. 그러나 ‘강도’는 다르다.
미네소타의 스프링캠프는 2월 말 시작한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개막은 더 뒤다. 박병호의 시계는 그때를 맞추고 있다. 겨우내 꾸준하게 몸을 만든 박병호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다만 과한 건 결코 좋지 않다. 빨리 몸을 만드는 게 능사는 아니다. 박병호 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차근차근 계단을 하나씩 오르고 있다.
19일 넥센의 훈련에서도 박병호는 ‘조절’을 했다. 베이스러닝 훈련이나 타격 훈련에서 넥센 선수들과 같은 훈련량은 아니었다. 박병호는 서두를 게 없다면서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 많이 하지 않는다고 했다. 몸만 만들다가 타격 훈련은 넥센 캠프에서 처음 했으나, 티 배팅 위주로 감각 유지 차원에 가까웠다.
박병호는 넥센 선수들과 일정도 다르다. 정오 즈음 먼저 정리를 한 뒤 러닝,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마지막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그 다음에야 점심식사와 함께 휴식, 개인 정비 등의 시간을 갖는다. 넥센 선수들 같이 추가 훈련이나 야간 훈련은 없다. 25일 미네소타로 떠날 때까지 박병호의 일과는 반복된다.
인지도도 큰 차이.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는 삼삼오오 모여든 현지 야구팬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이곳까지 방문한 건 ‘오직’ 메이저리거 박병호의 사인을 받으면서 사진도 함께 찍고 싶어서였다. 그 중 진짜 미네소타 팬도 있었다. 박병호는 자신을 알아봐주는 게 신기해하면서도 즐거워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박병호와 넥센의 시계는 다른 셈이다. 그래도 같은 게 있기도 하다. 넥센의 휴식일은 박병호의 휴식일이기도 하다.
넥센은 3일 훈련-1일 휴식 패턴으로 스프링캠프 일정을 보낸다. 지난 17일부터 훈련을 시작한 넥센은 19일 한 턴을 마쳤다. 20일은 넥센 캠프의 첫 휴식일이다. 박병호만 홀로 운동하진 않는다. 박병호도 쉰다.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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