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보직 욕심은 없다. 1군에서 풀타임을 뛰는 게 목표다.”
멀고 먼 길을 돌아왔다. 이제는 어엿한 SK와이번스 선수. 바로 우완투수 정영일(28)이다. 정영일은 현재 SK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교시절(광주 진흥고)만 해도 정영일은 팀동료 김광현(당시 안산공고)과 함께 고교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꼽혔다. 2006년 대통령배에서는 13⅓이닝 동안 23탈삼진을 잡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해 정영일은 KIA타이거즈 1차 지명을 받았지만, LA에인절스에 입단하며 태평양을 건너갔다. 하지만, 이후 불운의 연속이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방출됐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1년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지만, 규정상 출전할 수 없어 일본 독립리그의 가가와 올리브 가이너스를 거친 후 2014년 2차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53순위) 지명을 받고, SK에입단을 하게 됐다.
↑ 이제는 SK맨. 정영일이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SK와이번스 제공 |
이제 먼 길을 돌아 SK선수로 본격적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불펜피칭을 시작한 정영일은 속구 최고구속 154km까지 나오고 있다. 정영일은 “아직 몸을 만드는 과정이다. 현재 몸 상태는 70%다. 캠프 동안 아프지 않고, 시즌 전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팀에도 녹아들고 있다. 새로운 동료들과의 만남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정영일은 “아직 경기를 뛰지 않아 모르겠지만, 좋은 포수들이 많아서 믿고 던지면 될 것 같다”며 “(문)광은이 형은 고교 선배라 친하고, (김)광현이랑 단짝이다. 상무에서 같이 전역한 (윤)석주하고도 잘붙어다닌다”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기대에 비해서 목표는 소박한 편이다. 그는 “솔직히 보직은 상관없다. 선수기용은 감독님께서 하시는 것이고 나는 팀에 도움만 되면 된다”며 “1군에서 풀타임으로 시즌을 뛰는 것이 목표다. 개인 목표보다도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하며 팀에 꾸준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정영일은 “예전에 나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몇 년이 지나도 ‘잘 하는 선수
물론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기대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 눈치. 정영일은 “기대를 받아서 기분이 좋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결과이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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