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뮌헨 감독의 차기 감독 부임 건이 맨시티에 어떻게든 영향을 끼치리라 예상했다. “매우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중간은 없다. 워낙 변덕스러워 예상하기도 어렵다.”
그 말 그대로였다. 맨시티는 현지시각 1일 오후 1시 공식 성명을 통해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임을 공표하고 치른 두 번째 리그 경기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레스터시티와의 홈경기에서 1-3 패배. 마누엘 펠레그리니 맨시티 감독의 말마따나 “다른 곳에서 변명을 찾아선 안 되는, 모든 게 잘못 돌아간” 경기를 했다. (3일 선덜랜드전도 1-0 신승했다.)
벵거 감독의 오지랖은 굳이 독일까지 건너가진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바이에른도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4연승을 질주 중이던 바이에른은 바이엘 레버쿠젠 원정에서 62.9%의 볼 점유, 9개의 슈팅을 쏘고도 무득점으로 일관한 끝에 0-0 비겼다. 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헤르타 베를린과 비겨서 망정이지 승점 6점차로 격차가 줄어들 뻔했다.
↑ 언제부터였니. 이 자리 탐낸 거… 사진=AFPBBNews=News1 |
3개월 후면 떠날 감독이 되어버린 탓인지, 선수들 속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선 무승 요인을 ‘멘탈’에서 찾기란 무리다. 스포츠적인 요소에 의해 승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외려 더 크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반 패스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사비 알론소의 후반 퇴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에 한창인 시점에 터진 빅뉴스(상상해보라.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사장님이 바뀌었다고.) 여파가 선수들에게 전파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맨시티 골키퍼 조 하트는 “펩 감독을 잘 모르지만, 그와 함께하는 날이 기대된다”고 했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이 발표가 있기 전부터 바이에른 일부 주전급 선수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나친 사생활 관리에 염증을 느꼈다. 감독과 선수의 신뢰가 깨진 팀이 어떻게 나아가는지는 주제 무리뉴 전 감독이 이끌던 첼시가 잘 보여줬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선수들과의 불화설은 일지 않았다. 하지만 펠레그리니를 끔찍이 아끼는 누군가와 과르디올라를 끔찍이 싫어하는 누군가가 팀 내 섞였다면 남은 시즌 조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테다.
두 감독 모두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안기고 폼나게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지만, 벵거 감독의 말대로라면 남은 시즌 팀을 정상적으로 이끌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듯하다.
[yoonjinma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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