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이대호(34)와 마쓰다 노부히로(34)의 선택이 엇갈렸다. 초반 비슷한 행보를 보였지만 이대호는 자존심과 꿈을, 마쓰다는 현실을 선택했다.
2년 연속 퍼시픽리그 및 일본시리즈 제패한 소프트뱅크 호크스. 일본 프로야구 내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과시하고 있다. 닛폰햄 파이터스나 세이부 라이온즈 등의 대항세력도 크게 힘을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 중심에는 위력을 선보인 두 내야수 이대호와 마쓰다의 존재감이 컸다. 소프트뱅크에서 2시즌을 치른 이대호는 2할8푼2리의 타율과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자로 맹활약했다. 마쓰다 역시 주전 3루수로서 올 시즌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 35홈런 94타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우치가와 세이치, 야나기타 유키와 함께 중심타선을 형성하며 가공할만한 위력 과시했다.
↑ 이대호(왼쪽)와 마쓰다가 동시에 빅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초반 비슷한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최종적인 선택은 같지 않았다. 이대호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마쓰다는 소속팀 소프트뱅크에 잔류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소프트뱅크 구단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 한 명도 아니고 중심타선에 속한 두 명의 내야수가 동시에 미국행을 추진하자 거액의 액수로 이들의 잔류를 설득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에게 5억엔(한화 약 48억 원) 이상의 연봉을 제시했고 마쓰다에게도 4년간 16억 엔(한화 약163억 원)을 제시하며 이들의 도전의사를 흔들었다.
초반에는 마쓰다의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이대호는 현지언론에게 주루와 수비에서의 약점을 지적당함과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구단 소식이 거의 전해지지 않았다. 반면 마쓰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특정 팀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표출하며 계약 성사가 유력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마쓰다는 지지부진한 협상과정을 겪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다. 관심을 드러냈던 샌디에이고 측에서는 1+1년에 연봉 100만달러를 제시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일본 내에서는 일본인 내야수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는 현실만 깨달았다고 씁쓸해 했다 . 결국 마쓰다는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전화를 받아 감동했다는 사연과 함께 소프트뱅크와 4년간 16억 엔에 달하는 장기계약을 맺었다.
↑ 마쓰다(왼쪽)와 이대호는 지난 시즌까지 소프트뱅크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이대호는 미국행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에 성공했다. 다만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 최대 400만달러까지 연봉을 받을 수 있지만 모든 것이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들어야 이뤄지는 옵션이다. 경쟁자들도 쟁쟁하다. 애덤 린드. 헤수스 몬테로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초반 분위기는 흡사했지만 두 선수의 과정과 결과는 달랐다. 이대호는 선수생활 마지막 도전에 나섰고 마쓰다는 현실적인 부분을 선택했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도 이대호는 놓쳤지만 마쓰다를 잔류시키는데 성공하며 최악은 피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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