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브레이든턴) 김근한 기자] 플로리다 캠프에서 흐르고 있는 내야수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재활시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안팎의 긍정적인 시선과 함께 본인 스스로도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 빠르면 막판 시범경기 출전까지 가능해졌다. 너무나 가고 싶었던 한국을 가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한 가지. 하루라도 빨리 그라운드에 서기 위해서였다.
강정호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파이어리츠 시티에서 팀의 스프링 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하루 전날 구단 공식 사진 촬영에 임했던 강정호는 한층 밝아진 얼굴로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있었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당시 상대 1루 주자였던 크리스 코글란의 태클로 무릎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강정호는 단 한 번도 한국에 귀국하지 않은 채 플로리다 캠프에서 재활에 매진했다. 한 번 쯤은 한국에 올 수도 있었다. 구단에서도 비행기 표를 제공한다고 했으나 강정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강정호 사진(美 브레이든턴)=김영구 기자 |
전날 발표된 2루 보호법도 관심사였다. 강정호가 2루에서 나온 거친 플레이에 아픔을 겪었기 때문.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야구규칙 6.01(j) 항이 신설됐다. ‘선의의 슬라이딩’(bona fide sliding)이라고 표현된 규칙은 주자가 선의의 슬라이딩을 하지 않고 더블 플레이를 막기 위해 야수와 부딪히면 수비 방해로 아웃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의의 슬라이딩은 ① 베이스에 닿기 전에 몸이 땅에 닿은 상태로 슬라이딩을 시작할 것 ② 손이나 다리로 베이스에 닿는 범위여야 할 것 ③ 슬라이딩이 끝난 뒤 베이스를 점유할 수 있어야 할 것 ④ 방향이 베이스를 향해야지 야수와 접촉하기 위한 목적으로 슬라이딩의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 등으로 규정된다.
강정호는 2루 보호법과 관련해 우선은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강정호는 “내용을 봤는데 일단은 긍정적이다. 직접 경기를 해봐야 어떻게 작용될지 알 듯 싶다. 주자로서도 생각해봐야 할 입장이다. 확실한 건 메이저리그에서 주자들이 거칠다는 사실”이라고 바라봤다.
1년 전은 ML 루키로서 도전자였다면 지금은 당시와 입장이 다르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를 3루수와 중심 타선으로 활용하겠다고 일찌감치 밝혔다. 지난해 강정호의 맹활약이 만들어낸 믿음과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적응이 우선이었다면 올해는 여유가 확실히 생겼다.
강정호는 “확실히 준비하는데 있어 여유가 있다. 지난 시즌에는 모든 게 처음이고 적응하는데 집중해야 했다. 지금은 어떻게 흘러가고 무엇을 준비할지 다 아니깐 수월해졌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정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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