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잭 그레인키(32·애리조나)는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투수다. 2013년에는 0.328의 타율을 기록하며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그런 그는 태평양 건너에 있는 또 다른 타격하는 투수, 오오타니 쇼헤이(21·닛폰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레인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 등판(3 2/3이닝 6피안타 2탈삼진 3실점)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 오오타니는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지명타자로 출전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오오타니는 2013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타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내셔널리그 투수가 타격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날은 지명타자로 나선다. 지난 시즌에는 70경기에서 119타석에 들어서 타율 0.202 출루율 0.252 5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성적이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면, 2014년 기록을 볼 것을 권한다. 87경기에서 234타석에 들어서 타율 0.274 출루율 0.338 10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웬만한 야수 성적이다.
지난 2월 애리조나 전지훈련 당시에도 그는 투수로 나오지 않는 날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타격 감각을 점검했다. 닛폰햄과 연습경기를 가진 김경문 NC다이노스 감독은 "왜 타격을 하는지 알겠다"는 말로 그의 야구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에도 그와 같이 타격에 재능이 있는 투수들이 있다. 그레인키도 그 중 한 명. 그렇다면, 그레인키도 오오타니와 같이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레인키는 "노(No)"를 외쳤다. "내가 생각하기에 다른 누군가에게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레인키에게 오오타니에 관련된 질문이 나온 것은, 그가 이날 8번 타자로 나왔기 때문이다. 칩 헤일 애리조나 감독은 '그가 편안해 한다'는 전제 조건 아래 타격 능력이 돋보이는 그레인키를 8번 타순에 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통산 8번 타자로 두 차례 선발 등판한 그레인키는 "다른 팀들도 종종 시도하는 것"이라며 8번 타자로 나가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전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팀에게 이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간단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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