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FC서울 공격수 데얀(35)이 2년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팀 중심권에 진입했다.
16일 산둥루넝전 포함 4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는 동안 단 9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교체 없이 모두 소화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와 2년 동안 다른 팀에서 활약하다 복귀한 것을 생각하면 중용이 다소 과하다고 생각될만하다.
하지만 올 시즌 서울은 데얀없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데얀 의존도가 높다. 서울 최용수 감독도 데얀 효과에 연일 함박웃음이다.
아드리아노가 중앙뿐 아니라 좌우로 넓게 움직인다면 데얀은 위아래로 횡적인 이동이 눈에 띈다. 동료가 측면으로 빠지면 중앙을 채워주고 중앙으로 오면 뒤로 물러서는 장면에서 아드리아노와 공을 다툴 생각이 없음을 느낄 수 있다.
↑ 데얀(9번)이 산둥 루넝 타이산과의 ‘2016 AFC 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 승리 후 원정응원단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FC 서울’ 제공 |
이러한 데얀의 모습은 1월7일 서울 복귀기자회견에서도 어느 정도 예고됐다. 지난 2시즌을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11경기 5골)과 베이징 궈안(58경기 30골 12도움)에서 보낸 데얀은 “타국에서도 서울 경기를 봤다. 내가 없는 동안 합류한 이들도 어느 정도 안다”면서 “아드리아노의 장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뛰지 않은 선수로는 유일하게 아드리아노의 이름을 거론하며 기량을 인정한 것이다.
자신보다 젊고 운동능력이 좋으며 결정력도 빼어난 아드리아노를 위한 희생은 수비에도 드러난다. 투톱이 모두 전방 압박을 등한시하면 곤란한 현대축구에서 서울의 살아있는 전설인 데얀이 솔선수범하고 있다.
데얀은 산둥 원정에서 3차례 반칙까지 불사하며 역습전개를 저지했다. 파울 1회로 상대적으로 공격에 집중한 아드리아노는 2골 1도움으로 데얀의 배려에 보답했다. 산둥의 유효슈팅이 2번에 그친 것에는 데얀의 공헌도 있다.
그렇다고 공격에서 데얀의 위력이 부족하진 않았다. ‘2010 브라질 세리에 A 올해의 팀’ 경력자인 주실레이(28·브라질)와 중국 A매치 경험자 린다이(29) 등 산둥 수비수들은 데얀과의 일대일에서 고전했다. 데얀은 프리킥을 3회 얻어내는 등 공을 가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상대를 위협했다.
지금의 데얀이 2010~2013년 K리그 베스트 11에 잇달아 선정되고 2012년에는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던 시절보다 신체적으로 더 낫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련함을 유
서울의 2016시즌 3, 4번째 공격수는 각각 박주영(31·54분)과 윤주태(26·2분)이나 아직 선발 출전이 없다. 데얀의 건재는 반가우나 경기를 치를수록 체력안배가 최용수(43) 감독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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