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복싱 라이트플라이급(-49kg) 금메달리스트 신종훈(26·인천시청)은 여전히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정상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국제복싱협회(AIBA) 징계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함을 알면서도 신체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명복싱월드 목동점’에서는 19일 ‘코리안 드림’이라는 프로복싱대회가 열렸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복싱 –52kg 동메달리스트이자 한국권투위원회(KBC) 밴텀급(-53.5kg) 챔피언 무하마드 와심(29·파키스탄)과 세계복싱평의회(WBC) 아시아복싱평의회(ABC) 및 범아시아복싱협회(PABA) 타이틀전 경험자 존 바자와(25·인도네시아)의 슈퍼플라이급(-52kg) 8라운드 경기가 메인이벤트였다. 결과는 와심의 6라운드 TKO승.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비전 2014’ 대상자로 선정된 와심은 장비지원을 받으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신종훈은 이러한 와심과 인천시청에서 훈련하며 친분을 쌓았다. KBC 밴텀급 챔피언결정전에 이어 ‘코리안 드림’에도 손수 꽃다발을 들고 축하해주는 우정을 선보였다.
↑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복싱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왼쪽)이 한국권투위원회(KBC) 밴텀급 챔피언 무하마드 와심(오른쪽)의 ‘코리안 드림’ 메인이벤트 승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와심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슈퍼플라이급 동메달 획득 과정에서 신종훈과 함께 훈련했다. 사진(명복싱월드 목동점)=천정환 기자 |
■리우올림픽 위해 감량 시작
‘코리안 드림’ 현장에서 MK스포츠와 만난 신종훈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에 대비하여 감량에 들어갔다. 평소 체중을 줄여가고 있다”면서 “물론 본선 진출이 어려운 현실은 안다. 희망을 버리진 않고 있으나 2020 도쿄올림픽도 생각하고 있다. 그때까진 메이저 국제대회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라이트플라이급 출전권은 총 22장이다. 신종훈의 AIBA 징계시한인 4월까지 개최국 자동출전 1인을 포함한 모두 17명의 본선진출자가 결정된다. 남은 5장은 5월 13~22일 ‘2016 APB(AIBA 프로복싱) 및 월드시리즈복싱(WSB) 올림픽 예선’ 3명과 6월 7~19일 ‘2016 AIBA 세계올림픽예선’ 2명의 몫이다.
■2장 남은 출전권마저 원천봉쇄?
그러나 신종훈이 AIBA 처벌을 받은 이유가 다름 아닌 ‘APB 계약문제’다. ‘APB 경기기간 국내대회출전금지조항’을 어기고 2014년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한 것이 자격정지로 이어졌다. 설령 추가징계 없이 끝난다고 해도 ‘2016 APB & WSB 올림픽 예선’ 출전을 허락할지 의문이다.
따라서 신종훈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에 나가려면 ‘2016 AIBA 세계올림픽예선’ 라이트플라이급 2위 이상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기회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신종훈은 실업팀 ‘인천시청’ 소속선수로 국내대회에 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한다. APB 관련 조항이 있음을 알았다면 사인하지 않았을 거란 얘기다. 설명을 듣지도 못했고 ‘임시서명’이라는 말에 일단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복싱협회와 대한체육회는 AIBA 징계를 이유로 신종훈의 2015년 제96회 전국체육대회 참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신종훈은 서울동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내는 초강수 끝에 ‘인용 결정’을 받아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전국체전 4연패는 영광스러우나 AIBA의 심기를 한층 불편케 했음도 분명하다. AIBA는 “신종훈은 충분한 설명을 듣고 ‘정식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입장이다. 자격정지는 4월까지이나 ‘추가징계’ 여부에 대한 결정이 예고되어 있다.
■지금은 꿈꿀 수 있기에 행복하다
신종훈은 제96회 전국체육대회 금메달에 대해 “다시 공식경기를 소화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결승전 7일 전에야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이 나왔음에도 정상을 재확인할 정
이런 실력의 소유자임에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시도조차 못 할 수 있는 것이 신종훈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염원을 버리지 않고 몸만들기에 돌입한 신종훈은 핼쑥해 보여도 눈빛은 살아있었다. 꿈은 꿀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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