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태국 방콕) 윤진만 기자] 1998년 태국전 패배는 한국 축구 역사상 손에 꼽히는 굴욕패 중 하나로 남았다.
1998년 12월 14일 태국 방콕에 위치한 라자망갈라 스티다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1998 방콕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1-2 패했다.
최용수 이동국 투톱에 서고 윤정환이 2선에서 공을 뿌렸으며, 김병지가 골문을 지켰지만, 1-1로 맞이한 연장 전반 5분 타와차이 옹트라쿨에게 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 1998 제14회 방콕 아시안게임 8강에서 만난 한국과 태국. 최용수 이동국과 같은 골잡이가 총출동했지만 1-2로 충격패했다. 사진 속 드리블하는 선수는 김현수다. 사진(태국 방콕)=AFPBBNews=News1 |
1무 2패의 부진 끝에 조별리그 탈락한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벌어진 일이라 그 여파는 상당했다. 1992년 AFC 아시안컵에서 1-2 패배도 '굴욕'이었지만, 아시안게임 중도 탈락보다는 덜 충격적이었다.
그 후로 17여 년이 지났다.
한국은 태국과 국가대표 레벨에서 만난 적이 없다. 그래서 ‘마지막 승부’는 한국의 패배로 여전히 남았다.
하지만 "듣긴 들었는데, 잘 몰라요. 안 좋은 기억인 거죠?"라고 되묻는 1992년생 이재성의 말처럼 현재 대표팀 선수단 중 방콕 아시안게임을 생생히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옛날 옛적 일이 돼버린 지 오래.
그사이 젊은 선수들은 태국을 상대로 좋은 기억을 쌓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준결승이 대표적이다. 김승규 김진수 장현수 박주호 이재성 등은 힘을 합하여 2-0 승리를 도왔다. 끝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재성은 “전반 득점 찬스를 놓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은데, 실력은 우리가 더 앞섰다”고 회상했다.
3월 기준 FIFA랭킹 순위에서도 57위와 118위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는 한국의 우세를 예상해볼 수 있다.
허나 안심할 수는 없는 것이 27일 친선전이 태국 축구의 옛 성지인 수파찰라이에서 열린다. 3만여 태국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적응하려 해도 적응 안 되는 잔디, 더운 날씨 등의 변수도 존재한다.
더구나 대표팀은 24일 레바논전을 치르고 원정을 온 터라 체력적으로도 완벽하지 않다. 석현준은 출국 전날 시차로 인해 2시간여밖에 자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 태국과 친선전은 27일 수파찰라이에서 열린다. 사진(인천공항)=천정환 기자 |
이정협은 “태국에는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알고 있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고, 장현수는 “태국이 워낙 더운 나라다. 팬도 많이 온다고 하니, 어려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5일 방콕 쑤완나품 공항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입국 인터뷰에서 "이런 환경이 부담될 수 있겠지만, 부담감을 안고도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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