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MK스포츠는 지난 1월 1일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새해 소원을 풀어봤다. 2015년보다 더 희망찰 2016년을 꿈꾸면서 더 강해지고 싶다고, 더 잘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저마다 열심히 빌었던 소원이 현실이 되기 위해 무던히 노력도 했다. 90일 가까이 흘렀다. 스프링캠프를 마쳤으며 시범경기도 다 치렀다. 시즌 개막을 이틀 남겨둔 가운데 준비과정은 잘 됐을까. <편집자 주>
↑ 넥센 히어로즈는 ‘새 집’ 고척돔에서 10번의 시범경기를 치렀다. 아직 낯설지만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아직 낯선 새 집, 그래도 살 맛 난다
예정 입주일이 늦춰졌을 뿐, 넥센은 고척돔으로 이사를 갔다. “우와~”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새 집’은 ‘헌 집’보다 모든 면에서 좋았다. 거실은 넓고 방도 많다. 쾌적한 환경이다. 친구들 집에서 구경할 수 없던 지붕까지 있다. 더 이상 일기예보를 볼 필요도 없다. 야구할 맛이 나게 한다.
다만 우려된 건 새 집 증후군. 모든 게 달라졌다. 살아가야 하는 방식마저. 면역력부터 길러야 했다. 고척돔에서 2번의 훈련과 10번의 경기(3승 1무 6패)를 가졌으나 어색한 게 하나둘이 아니다. 때론 ‘묘기’를 부려야 하는 뜬공 잡기는 ‘세입자’도 걱정이다.
넥센의 시범경기 실책은 6개. 그러나 기록되지 않은 미스 플레이도 여럿 있었다. 또한, 아직 완벽 적응 단계는 아니다. 야수들은 뜬공을 잡기 위해 평소보다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한 선수는 “계속 적응하는 중이다. 천장의 하얀색 구조물 때문에 타구의 궤적이 끊겨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집중 또 집중이다”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는 한 달이면 적응을 마칠 것으로 내다봤는데, 과연 어떨지. 현장은 일단 “생각보다 잘 적응하는 중”이라는 평가다.
넥센은 겨우내 색깔을 바꿨다. 더 이상 홈런은 넥센을 상징하지 않는다. 시범경기에서 9번의 아치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홈런왕은 없다. 역대 5번째 팀 200홈런(203)을 달성했던 팀이 1년 만에 달라졌다. “홈런 100개는 줄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
홈런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고척돔에서 총 17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평균 1.7개로 결코 적지 않다. 넥센도 6개를 날렸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어느 구장이든 홈런이 될 타구였다”며 정규시즌에는 홈런 개수가 줄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외야가 넓고 깊숙한 고척돔의 특성을 고려해 스피드 야구로 탈바꿈했다. 단타를 2루타로, 2루타를 3루타로 만들면서 다리 힘을 길렀다. 왕년에는 잘 달렸다. 4년 전 179도루로 1등이었다. 그 솜씨는 죽지 않았다. 시범경기 23도루로 이 부문 2위. 많지 죽기도(15도루실패) 했지만 많이 뛰어봤다. 잊고 있던 그 감각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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