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성남 FC 미드필더 피투(32·아르헨티나)는 성남과 수원 FC의 이른바 ‘깃발라시코’를 촉발한 매개체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 프로축구사에 언급될 가치가 있다.
깃발라시코’는 양 팀 구단주이기도 한 이재명 성남시장(52)과 염태영(56) 수원시장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입씨름에서 시작됐다. 이재명 시장이 3월2일 피투 영입 성공 후 “피투가 피 튀길지도 모릅니다. 성남 첫 원정경기 상대가 수원 FC인데 염태영 구단주님 혹시 무섭나요? 수원에서 만나자”고 한 것이 발단이었다.
두 시장은 결국 ‘깃발라시코’에 합의했다. 승리한 팀의 ‘구단기’가 패배 팀 연고지 시청에 게양된다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지난 3월19일 ‘2016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수원-성남이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7월24일로 예정된 22라운드 성남-수원까지 관심이 계속 이어지게 됐다.
물론 흥행을 위해 이러한 ‘깃발 내기’가 정례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2라운드 맞대결은 경기 외적인 화제 못지 않게 내적으로도 치열했고 볼만했다.
↑ 피투(왼쪽)가 인천과의 2016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힐패스하고 있다. 사진(인천축구전용경기장)=김재현 기자 |
↑ 피투는 자신의 왼쪽 종아리 문신은 ‘성모마리아’로 가족을 지켜달라는 의미로 새겼다고 설명했다. 사진(인천축구전용경기장)=김재현 기자 |
중앙 미드필더가 주 위치로 공격형 미드필더와 왼쪽 미드필더도 소화하는 피투는 그리스프로축구에서 209경기 5골 25도움을 기록하는 등 유럽경험이 풍부하다. 유럽프로축구 경력을 보면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고와 달리 ‘피를 튀기는’ 화끈한 공격력보다는 여러 위치를 소화하는 성실한 미드필더에 가깝다.
성남은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기면서 3승 1무 7득점 3실점의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피투는 4-2-3-1 대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60분을 소화했다.
3경기 연속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여 성남의 무패에 힘을 보탰으나 아직 공격포인트는 없다. 그리스 슈퍼리그 아트로미토스 FC 소속으로도 2015-16시즌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25경기 1도움이었으니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인천 원정을 앞두고 몸을 푸는 피투의 왼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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