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정말 길고 긴 혈투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가까스로 1박2일 경기를 면했지만 아쉬운 패배를 받아들여만했다. 혈투 끝에 패배라 그 충격은 작지 않다. 물론 잃은 것만 있지는 않았다.
롯데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연장 10회 5시간10분 혈투 끝에 11-12로 패하고 말았다. 11-11로 팽팽히 맞선 10회말 1사 만루 긴박한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정주현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9회초 1사 1,2루. 롯데 조원우 감독이 황재균 안타 때 홈에서 아웃된 손아섭의 상황에 대해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이후 베테랑 이정민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LG타선을 효과적으로 막다가, 결국 2실점을 하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뒤이어 올라온 이명우도 2실점했고, 김성배도 1실점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롯데 타선은 끈질겼다. 6회말 5실점하며 4-8로 역전당했지만, 7회초 곧바로 4점을 뽑아내 8-8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흐름이 LG쪽으로 넘어갔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추격에 성공한 것이다. 후반 등판한 김유영이 2실점, 윤길현이 1실점하면서 패색이 짙었지만, 9회초 3점을 다시 따라붙어 11-11로 동점을 만드는 과정까지 롯데 타선의 강함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왔다. 이날 짐 아두치가 감기몸살로 선발에서 빠졌지만 김문호가 4안타, 손아섭이 3안타를 만들어내는 등 토종타자들이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아두치도 9회 대타로 나서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날리며 존재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이성민도 안정적인 투구를 앞세워,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큰 몫을 했다. 동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포수를 모두 교체해 손용석이 마스크를 쓰는 진기한 장면도 연출됐지만, 예상 외
소모전 끝에 패배지만, 끈질긴 팀으로 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롯데에 충분히 소득이 있는 경기였다. 분명 잃은 것도 있지만, 남긴 것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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