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지난 13일 마운드 위에 있던 차우찬(삼성)은 심한 통증을 느꼈다. 평상시 겪은 적 없던 아픔이었다. 뭔가 이상했다. 라이온즈파크 3루측 더그아웃도 이를 감지했다. 차우찬이 이상하다고.
13일 대구 NC-삼성전은 다승왕(해커)과 탈삼진왕(차우찬)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해커는 올해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그에 맞서는 차우찬은 밀리지 않았다. 단 초반이 어려웠다. 2회까지 64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을 했다. 볼이 27개로 42.2%의 높은 비율이었다.
가래톳 부상으로 차우찬은 정상적인 피칭이 어려웠다. 투구폼의 연결 동작도 부자연스러웠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까. 최고 구속도 143km에 그쳤다. 류중일 감독은 짧게 평했다. 자신만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고.
그러나 조기 강판은 없었다. 차우찬은 통증을 참았다. 그리고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영특한 피칭으로 NC 타선을 공략했다. 2회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12타자 연속 아웃 처리.
↑ 차우찬은 가래톳 부상에도 지난 13일 대구 NC-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소화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차우찬은 110개의 공으로 6이닝을 책임졌다. 퀄리티 스타트까지 하며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차우찬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삼성은 NC와 1점 차의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일 수 있었다. 4점(8회)을 내준 건 차우찬이 강판된 뒤였다.
정신력으로 버틴 차우찬은 당연한 일에 대해 쑥스러운 반응이다. “할 건 해야죠.” 이 한 마디에 많은 게 함축돼 있다. 자신이 짊어야 할
차우찬은 당분간 전력외다. 빠른 회복이 필요한 그는 조만간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에 전념한다. 1군 복귀는 5월이 돼야 가능할 듯. 잠시 떠나지만 그는 다시 건강하게 돌아올 것이다. 늘 그렇듯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서.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