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17일 프로야구 종합)
선두 두산은 5연승으로 훨훨 날았다. 꼴찌 한화는 5연패의 우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2일 대전구장에서 함께 이번 주를 출발했던 두 팀의 간격은 2.5게임차에서 닷새 만에 7.5게임차로 벌어졌다.
4월 둘째 주 KBO의 키워드는 만루홈런. 대미를 장식한 한 방은 수원구장에서 나왔다. SK 정의윤이 연장 11회 재역전 결승 그랜드슬램으로 ‘피날레 아치’를 그려냈다.
‘비오는 토요일’이 반토막을 냈던 주말 시리즈, 1~3위의 두산 SK LG가 나란히 2승씩 쓸어 담으면서 상위권 굳히기의 의지를 다졌다. 들여다보면 한화 홀로 멀찍이 떨어진 치열한 자리다툼의 4월이지만.
↑ 두산이 17일 잠실 삼성전에서 5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3승째를 달성한 선발 보우덴(왼쪽에서 세번째)이 경기 직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로 자축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삼성 벤치의 기대를 업고 시즌 첫 출격한 장원삼은 5이닝 10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잠실 3연승을 마감했다.
광주에서는 ‘영건’ 신재영(넥센)의 씩씩한 ‘패기투’가 베테랑 윤석민(KIA)과의 투수전 ‘진검승부’ 마저 이겨냈다. 빼어난 제구력과 담대한 볼 배합으로 또 한 번의 시원시원한 무사사구 경기를 펼친 신재영은 7이닝동안 8피안타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버텨내고 팀의 3연패를 끊었다.
올시즌 세 차례 등판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아보였던 KIA 윤석민은 9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져 9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잘 던지고 지는 투수가 나와야하는 투수전의 숙명에서 불운한 쪽이 됐다. KIA는 무사1,3루 이후 무득점한 7회말 공격이 뼈아팠다.
마산구장의 바람은 17일만큼은 홈팀 편이 아니었다. 강풍의 심술에 수비진의 실책 릴레이가 벌어진 ‘마의 6회초’, 롯데가 6득점으로 경기를 뒤집고 NC에 역전승했다.
NC 이호준은 1-0이던 1회 1사만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KBO 8번째이자 최고령 통산 3000루타의 감동을 채웠다.
수원구장의 기세싸움에서는 SK가 우위를 확인했다.
6-6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1사2,3루에서 kt는 지난 경기(15일)에서 만루홈런을 쳤던 SK 최정을 거르고 4번 정의윤을 택했지만, 정의윤은 바뀐 투수 김사율의 초구를 벼락같이 두들겨 수원구장 왼쪽 담장을 넘겼다. 잠시 되돌아보면, 최정이 만루홈런을 날린 15일 경기 역시 결승타는 정의윤의 1회 1타점 적시타였다. 결국 SK는 kt와의 2연전을 거푸 정의윤의 결승타로 따내면서 4연승을 이어냈다.
↑ 한화 권혁이 17일 대전 LG전에서 4회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채 홈런 한개 포함,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강판되고 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무기력한 연패와 팀 안팎의 불협화음, 감독의 스트레스와 코치의 이탈, 외인투수 로저스의 의아한 ‘장기부재’까지 연일 악재와 논란, 의혹이 이어지고 있는 한화에겐 ‘잔인한 4월’이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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