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24일 오전 10시 고척돔의 그라운드 풍경은 분주했다. 프로야구 KBO리그 LG-넥센전이 열리기 4시간 전이었다. 홈팀 넥센의 훈련도 오전 11시에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라운드 위 장비는 훈련시설이 아니었다. 넥센의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그라운드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사진 촬영을 했다. 사진사의 요구에 맞춰 멋진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조명은 그들을 더욱 빛나게 했다. 꽤 있어 보이도록.
등번호 37번(신재영)과 48번(박주현), 요즘 넥센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던 둘은 올해 넥센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주축 선수로 발돋움했다.
선발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한 자리씩을 꿰찼다. 성적은 더욱 놀랍다. 신재영은 다승 1위(4승) 평균자책점 2위(1.37)에 올라있다. 박주현도 1승 평균자책점 3.92을 기록했다. 넥센은 둘이 등판한 8경기에서 6승 1무 1패를 했다. 그들이 없던 경기에서 4승 7패이니 대조적이다. 넥센의 4-5선발은 고민거리가 아닌 강점이 됐다.
↑ 박주현(왼쪽)과 신재영(오른쪽)은 24일 오전 KBO 공식 매거진 ‘더 베이스볼’ 표지 촬영을 했다. 사진=MK스포츠 DB/넥센 히어로즈 제공 |
지난해까지 1군 데뷔도 못 했던 두 ‘신인’이 개막 1달 만에 KBO리그의 ‘얼굴’이 됐다. 내놓으라하는 스타들을 제치고. 우스갯소리로 ‘벼락 스타’가 됐다. 물론, 피나는 노력 끝에. 염경엽 감독의 발언대로 성공은 공짜로 얻는 게 아니다.
그래도 모든 게 낯설다. 둘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어색하기만 하다. 그 동안 이런 ‘세팅’도 시즌 개막 전마다 진행한 프로필 촬영 정도였다. 이마저도 손에 꼽을 경험이다.
박주현은 긴장했다. 박주현은 “이런 촬영은 거의 처음이다. 그래서 많이 어색하다”라고 했다. 아직까지 야구 외 신기한 게 많다. 7살 터울의 ‘형’ 신재영도 떨리긴 매한가지였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손혁 코치는 뿌듯해 하면서도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걔네들이 그럴 레벨은 아직 아니잖아.” 초심을 잃을까봐, 또한 너무 들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신재영은 “개막 전 ‘네가 선발투수다’라고 들었을 때부터 매일 놀라고 있다. 잘 못해 2군으로 내려가면 어쩔까라고 걱정도 했는데.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이렇게 매거진의 표지를 장식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누구나 그렇듯 꿈같다”라면서 “노력한대로 후회없이 하자고 다짐했다. 지금도 그 마음이다”고 말했다.
‘라이징 스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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