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정우람(한화)은 지난 26일 대전 KIA전에서 시즌 3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화가 첫 승을 올렸던 지난 5일 대전 넥센전(세이브 조건 미충족)에도 마지막 투수는 정우람이었다. 그는 한화의 4승을 모두 지켰다.
정우람은 듬직한 한화의 마무리투수다. 그가 블론세이브를 한 건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이 유일했다. 야수의 실책에 울었던 그 경기. 하지만 한화도 정우람을 두고 고민이 없지 않다.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팀 사정상 호출할 기회가 없기도 하지만, 자주 호출하기도 쉽지 않다.
정우람은 지난 26일 경기에서 2이닝을 책임졌다. 아웃카운트 6개 중 5개가 탈삼진이었다. 그러나 피안타도 3개였다. 정우람의 자책점은 없으나 팀은 2실점을 했다. 선행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결과적으로 팀의 승리를 지켰지만, 과정은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 했다.
↑ 한화의 4승, 그 마지막을 지킨 건 정우람이었다. 그러나 정우람은 연투를 할 수 없다. 갈 길 바쁜 한화로선 정우람 카드 없이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정우람의 시즌 최다 이닝 소화는 지난 1일 잠실 LG전의 3이닝(27구). 그러나 김 감독은 26일 경기가 연장으로 갔을 경우, 박정진과 교체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우람의 제구도 있지만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정우람의 연투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안 쓰는 게 아니라 안 된다고. 김 감독은 여러 차례 의견을 피력했고, 지난 27일 이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우람은 올해 8경기에 나갔으나 연속 출전한 적인 한 번도 없다. 이틀 간격(19일-21일-23일)으로 등판한 게 가장 촘촘한 일정이었다.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으러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정우람은 연투가 안 되는 투수가 아니다. 지난해에도 연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30대에 접어들면서 연투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더욱이 올해 1이닝 이하 피칭도 극히 드물다. 동점 혹은 리드 시 8회 투입된 경우가 6번이었다. 이 중 1이닝 이하로 맡은 건 5일 넥센전 만이다.
정우람은 27일 현재 11⅔이닝 동안 168개의 공을 던졌다. 공식 기록이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의 개수는 빠졌다. 만약 27일 경기가 열렸을 경우, 정우람 카드를 쓰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비장의 필승카드를 띄엄띄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건 한화의 과제다. 그러나 정우람 없이도 이길 수 있어야 하는 게 한화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길 확률이 생긴 경기에 빠짐없이 정우람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그 경우가 많지 않았다. 반복된다면 어떻게 할까. 앞으로 그런 상황이 자주 나와야 하는 게 한화의 현주소다.
한화는 27일 현재 4승 16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패 차감 ‘-12’다. 2할 승률을 5할 승률로 끌어올리려면, 꽤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12번의 위닝시리즈를 연속으로 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한화는 올해 위닝시리즈가 1번도 없다(26일~28일 KIA전이 마이너스가 아닐 유일한 시리즈다).
김 감독도 “‘-12’를 커버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계산상으로 금세 할 수 있어 보여도 그렇게 안 된다. 시즌 끝까지 가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5할 승률은 한화의 현실적인 목표다. 그렇기 위해 꽤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
매번 그럴 수 없기에, 주 6경기 중 4경기 이상을 이겨야 할 때가 있다. 한화는 그 때가 많아야 한다. 그 순간에도 정우람의 연투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당장 이번주부터 그렇다.
뒷문을 평균자책점 1.54의 정우람이 지켜주니 든든하나, 늘 지켜줄 수는 없다. 때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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