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개막 한 달이 지난 현재, kt 위즈의 주전포수는 김종민(30)이다. 시즌 개막 때만 해도 그의 역할은 백업이었는데 어느덧 실력으로 당당히 주전 경쟁을 이겨냈다. 김종민은 주전으로 시즌을 맞았던 윤요섭이 부진한 사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4월 20일 수원 두산전부터 11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실력도 일취월장이다. 김필중 배터리코치는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실력이 좋아졌다”며 “김종민은 투수들이 선호하는 포수다.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블로킹을 잘해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주전 김종민’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 실력으로 보여줬다. 김종민은 어느덧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사진=MK스포츠 DB |
◎ 현실: 이제는 당당한 주전포수
김종민은 통산 출전 경기 수가 26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경험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조범현 감독은 김종민보다는 윤요섭을 주전에 가깝게 봤다. 그러나 김종민에게도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기회가 찾아왔다. 김종민은 기회를 잡았다. 한 번, 두 번 선발 출전하더니 이제는 선발 라인업에 고정됐다. 휴식일이던 지난 2일에는 윤요섭을 1군에서 말소했다. 시즌 전 주전포수의 역할을 맡았던 그를 말소했다는 건 김종민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실력, 그리고 발전상으로 보여준 결과다. 김종민은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블로킹, 투수 리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일취월장했다.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꼽혔던 그인데, 경기를 경험할수록 빠르게 안정을 더했다. 정확한 ‘앉아쏴’도 장점. 김필중 코치의 도움으로 밸런스를 보완했다. 김종민의 올 시즌 도루저지율은 0.412. 20경기 이상 출전한 각 팀 주전 포수 중 이재원(SK, 0.474)-박동원(넥센, 0.414)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김종민은 “발전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스스로도 경기를 치를수록 여유가 생기고 시야도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은 한 팀의 주전포수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주전포수’ 김종민의 투자. 손톱이 형광 노란색으로 쨍하게 빛나고 있다. 사진=강윤지 기자 |
◎ 백업→주전, 달라진 점은...
어제보다 오늘이 더 행복하다. “기쁜 날이 항상 경신되고 있다”고. 지난해에도 1군 첫 출전, 첫 안타, 첫 타점 등 의미 있는 기록들이 많았지만 그보다 행복한 날이 점점 많아진다. 어제보다 오늘 더 잘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홍보팀 직원이 “오늘도 네가 메인이네”하며 보여준 한 모바일 메신저 야구 소식에는 경기 수훈선수 김종민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 이제는 메인에 오르는 일도 잦아졌다. 이렇게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달라진 위상이다. 최근에는 전문가에게 네일 관리도 받았다. 김종민의 손톱은 이제 형광 노란색으로 빛나고 있다. 경기 출전이 늘어나자 주전포수로서 ‘투자’를 한 것이다. 김종민은 “작년에 한 번 했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숍에 가서 했다. 아무래도 경기 수가 많아지니까...”라며 웃었다.
또 달라진 점은 감독의 신뢰다. 우리나라 포수의 대가로 꼽히는 조범현 감독에게 믿음을 받고 있다는 게 그 어떤 것보다 기쁘다고. 김종민은 “전보다 감독님이 나를 많이 믿으시는 것 같다. 우리나라 포수 최고 권위자 감독님에게 인정받는 게 가장 기쁜 일이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말이다”고 했다
주전의 책임감은 백업보다 더 크다. 김종민은 “이닝만 좀 더 많아진 것”이라면서도 “백업으로 나갈 때는 경기가 크게 앞서거나 뒤질 때라 경기 긴장감이 떨어지는데 선발 출전하면 초반에 긴장감이 많다. 초반에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으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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