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치열했던 어린이날 승부를 가른 요소는 올 시즌 신설된 홈 충돌방지법이었다. LG는 10회 1사 3루 끝내기 찬스에서 채은성의 과감한 홈 쇄도로 4년 만에 어린이날 승리를 가져왔다. 두산은 허경민의 실책과 함께 홈 충돌방지법이 적용된 양의지의 오른발 블로킹으로 허망하게 패했다.
홈 충돌방지법은 이제 승패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신설된 야구규칙 7.13 홈 플레이트에서의 충돌(b)에 의하면 포수는 자신이 공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자의 주로를 막을 수 없다. 만약 심판의 판단으로 공을 갖고 있지 않은 포수가 주로를 막는 경우 심판은 주자에게 세이프를 선언한다.
어린이날 끝내기 상황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3차례의 홈 충돌방지법 관련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다. 모두 위 규칙에 의한 포수와 관련된 사례. 공교롭게도 모두 LG와 관련됐다. 지난달 12일 잠실 롯데전에서 11-10으로 앞선 9회 1사 만루 상황. 3루 주자 손아섭이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타구 때 홈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포수 정상호에 태그아웃을 당했고 롯데는 규칙 신설 후 최초로 홈 충돌방지법 관련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 어린이날 연장 승부의 마지막을 좌우한 요소는 홈 충돌방지법이었다. 양의지의 오른발 블로킹이 채은성의 슬라이딩하는 오른발을 막았다. 사진=천정환 기자 |
두 번째 사례는 홈 충돌방지법 최초로 판정이 뒤집혔다. 지난달 28일 대구 LG-삼성전 6회. 이중 도루 상황에서 LG 포수 정상호가 2루수 황목치승의 송구가 날아오기도 전에 홈 플레이트를 가로 막아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번복됐다. 원심은 아웃이었지만 홈 충돌방지법으로 판정이 바뀌었다. 당시 공식 기록은 정상호의 실책이었다. 앞서나가던 LG에 찬물을 끼얹은 결정적 장면.
연장전으로 돌입한 어린이날 맞대결에서는 홈 충돌방지법이 승부를 갈랐다. 7-7로 맞선 10회 1사 3루. 끝내기 찬스를 잡은 LG는 루이스 히미네스의 3루 땅볼 타구 때 채은성의 과감한 홈 쇄도로 승리를 가져왔다. 발단은 3루수 허경민의 송구였다. 홈 송구 자체가 홈 플레이트 왼쪽 높게 치우친 것. 결과적으로 공식 기록이 허경민의 실책으로 나온 이유였다.
포수 양의지는 허경민의 송구를 왼쪽으로 점프하면서 받았다. 그 과정에서 홈 플레이트를 향해 슬라이딩하던 채은성의 오른발을 자신의 오른발로 막았다. 홈 충돌방지법 시행 전 빈번하게 있었던 홈 블로킹이 본능적으로 나온 모양새였다. 심판의 판정은 슬라이딩을 하는 주자를 태그할 때 불필요한 강제 접촉이 나왔다는 것. 양의지가 태그가 살짝 빨랐지만 판정 결과는 세이프였다. 두산의 비디오 판독 신청에도 원심은 그대로 유지됐다.
↑ 올 시즌 첫 홈 충돌방지법 관련 비디오 판독 신청 사례. 3루 주자 손아섭이 쇄도 중 포수 정상호와 충돌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결국 홈 충돌방지법으로 번복을 피하기 위해서는 야수와 포수의 섬세함이 더 필요하다. 야수들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주자의 주로를 피한 송구를 시도해야 한다. 포수 왼쪽으로 송구가 치우치는 상황을 피해야 하는 것. 포수들도 긴박한 상황에서 나오는 기존 블로킹 습관을 버려야 한다. 괜스레 홈 충돌방지법을 적용시킬 빌미를 만들어줄 필요가 없다.
홈 충돌방지법의 존재 자체가 부상 방지를 위해 포수와 주자들을 안전한 플레이로 유도하는 면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올 시즌 처음 적용되기에 그만큼 시행착오는 예상된 수순이다.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순간 내려진 판정은 논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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