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어쩌면 저게 더 어울리는 옷일지 모르겠다.” 한 야구인이 ‘다시’ 마무리투수를 맡게 된 심창민(삼성)을 보고 한 마디를 꺼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한 ‘퍼포먼스’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및 프로야구 시범경기서 뒷문을 책임졌던 심창민은 지난 4월 3일 안지만의 1군 합류와 함께 보직을 넘겨주고 ‘그의 앞’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안지만이 허리 통증으로 지난 5일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심창민은 다시 맨 뒤로 배치됐다.
일단은 ‘다시’ ‘임시’ 마무리투수. 그러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5경기에 나가 3세이브 평균자책점 1.35(6⅔이닝 1실점)를 기록했다. 완벽투였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가 0.45에 불과했다.
실점과 출루도 지난 8일 대구 SK전이 유일했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승부서 2⅔이닝을 책임졌다. 지난 2013년 3월 31일 두산전(2⅔이닝) 이후 최다 이닝. 그리고 그의 호투는 구자욱의 끝내기 안타 승리의 발판이 됐다.
↑ 심창민은 안지만의 이탈로 다시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뒤 16일 현재 3세이브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안지만 부재 시 자신을 ‘마지막 투수’라고 표현했던 심창민이다. 자신의 뒤에는 늘 안지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짧지만 잠시 마무리투수를 맡았던 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 그런데 그 경험이 현재 심창민 호투의 ‘긍정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내 자리는 아니지만, 주어지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심창민은 “언제 다시 마무리투수를 맡아도 할 수 있다는 생각만 있다면 할 수 있다”라며 “내 뒤에 아무도 없다. 내가 경기를 매조지어야 하니 더욱 책임감
다짐대로 잘 해내고 있는 심창민이다. 그리고 흔들리는 삼성 마운드를 지탱하는 하나의 중심축이 됐다. “50을 기대하면 100을 보여주겠다”는 게 심창민의 올해 포부였다. 100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겠다던 심창민은 그 각오를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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