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야구팀] 한주간의 그라운드에는 안타만큼이나 많은 말들이 쏟아진다.
10개 구단에서 한마디씩 모아 보는 ‘주간채팅창’. 5월의 마지막 주(24일~29일)에 들었다.
↑ 그래픽=이주영 기자(tmet2314@maekyung.com) |
팬들은 모른다. ‘비더레브로커’의 부담감을. 혹 누군가의 40콤보를 뚝 끊어 먹을까 은근 무섭. 요즘 ‘비더레전드’의 가장 핫한 ‘픽’이라는 민병헌(두산) 역시 25일 잠실경기를 앞두고 손사래를 쳤다. “비더레 저 찍지 마세요.” 만나본 적도 없는 이날의 상대 선발 마리몬(kt)과 “왠지 잘 안 맞을 것 같다”는 엄살. 그러나 ‘믿고 찍는’ 민병헌은 2회 1타점 중전안타로 마리몬을 공략했다. 이러니 반하나 안반하나. 29일까지 ‘민병헌 콤보’는 19경기 연속 성공 중이다.
▶ 아프니까 상전이다
27일 문학구장, 삼성의 경기 전 훈련이 끝나고 ‘어린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공을 주우러 나가던 순간, 김평호 1루코치가 한 명의 ‘귀한 몸’을 붙잡았다. “넌 쉬어.” 허리 통증으로 26일 KIA전부터 선발에서 제외된 구자욱은 허리를 숙일 때 마다 심한 통증을 느낀다고. 간절한 ‘열외’ 보살핌에도 구자욱은 28일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 너는 내 다리
27일 광주 KIA전, 1회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3안타 2타점을 때려냈던 ‘마흔의 강타자’ 이호준(NC)이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대주자 황윤호에 대한 인사를 챙겼다. “감사하죠. 제가 주자였으면 한 베이스 가기가 힘든데요.” 황윤호는 8-7이던 8회 이호준이 내야안타를 치고 나가자 대주자로 교체됐고, 이후 홈까지 생환해 귀중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 오늘 뭐 먹을래?
29일 수원경기의 승부를 결정지은 한방은 6회 터진 윤석민(넥센)의 시즌 1호 결승 3점홈런. “돈 쓴 보람이 있네요.” 정수성수비코치의 생색. 부상복귀 후 첫 선발 출전했던 전날(28일)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윤석민에게 저녁을 샀다. 걱정이 무색하게 왕성한 식욕을 뽐낸 윤석민은 낙지와 생선회, 찜까지 한상 푸짐하게 해치웠다고. 다음날 4타수2안타 3타점을 휘둘렀으니 ‘먹은 값’은 충분히 했다.
▶ 타박상이 고마워
27일 문학구장 삼성전에서 복귀한 SK 이재원. 지난 21일 KIA 곽정철의 공에 왼손등을 맞았으나 천만다행으로 골절을 피했다. “제가 봐도 기적이 일어난 거죠.” 워낙 위험한 부위였지만, 골절이 아니었던 덕분에 엿새 만에 붓기를 가라앉히고 라인업에 돌아온 이재원은 이날 6회 역전 결승 3점홈런을 때려내며 ‘기적’을 만끽했다.
▶ 휴식지시를 거부했지만, 항명은 아님
시즌 첫 4연승의 주간, 모처럼 한화 선수들의 유쾌한 ‘말’들을 잔뜩 채집했지만, 소개할 수가 없다. MK스포츠의 주간채팅창은 ‘1구단 1말’의 원칙을 준수하므로. 도대체 밀어낼 수 없던 김성근감독의 ‘킹왕짱’ 한마디. “송창식과 권혁이 등판을 자원했다.” 28일 대전경기를 앞두고 전날 40구 이상씩을 던진 두 투수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단언. 그러나 3연승을 위협했던 후반 롯데의 추격에 불과 4시간 전 김감독의 약속은 ‘없던 일’이 됐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은 한때 독선 논란에 휘말릴 만큼 구단 고위층의 입김조차 통하지 않는 꼿꼿한 카리스마로 유명하지만, 모두가 깜짝 놀란 한화 벤치내 서열. ‘감독 말’ 위에 ‘선수 말’ 있다.
▶ 나는 아름다운 나비~
24일 대구구장의 감격. ‘집호랑이’로 놀림 받던 KIA가 원정 8연패를 끊어내며 오랜만에 ‘야생미’를 뽐냈다. 이날 선제 솔로홈런과 8회 결승타를 책임진 나지완의 수훈선수 인터뷰. “지난해는 미운오리새끼였지만, 올해는 멀리 날아가는 나비가 되겠습니다!” 그에겐 있다. 부진할 땐 미안하고 늘 고마운 KIA팬들이. 나지완의 다부진 약속, 응원해주시렵니까.
▶ 알고 보면 ‘주루천재?’
26일 울산경기 4-3이던 롯데의 4회말 2사1,2루. 리드 폭이 컸던 2루주자 김문호가 LG 포수 최경철의 날카로운 견제구에 횡사할 뻔 했다. 합의판정까지 거쳐 세이프. 아웃 타이밍으로 보였으나, 먼저 뻗은 오른손으로 LG 2루수 손주인의 태그를 낚고 귀신같이 왼손으로 베이스를 터치한 김문호의 순발력의 승리였다. “무의식적으로 나온 겁니다.” 마치 헤엄치는 동작을 연상시켰던 '타격천재'의 손 바꾸기 스킬을 팬들은 ‘스윔슬라이딩’이라며 극찬.
↑ “생소함으로 두산 타선을 흔들어보겠다”던 LG 양상문 감독의 29일 전략은 결국 통했다? 선발 이영재 카드는 실패했지만, 두산타자들에게 못지않게 낯설었던 두 번째 투수 최동환이 길게 버텨주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LG의 깜짝선발 ‘이영재 카드’가 1회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대실패’로 패퇴하고 만 29일 잠실 두산전. 하늘이 허락한 ‘깜짝스타’는 따로 있어서 두 번째 투수 최동환이 3⅓이닝 1실점으로 버티면서 대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경기후 인터뷰에 나섰지만 얼떨떨. 취재진의 축하를 받고 나서야 자신의 승리임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진짜요? 저 몰랐는데요...” 데뷔 첫해(2009년)의 1승후 7년을 기다렸던 2승째. 깜짝 놀란 건 우리다.
▶ 멀지 않아 열릴꺼야, 나의 전성시대!
지난 24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한 kt 외야수 배병옥이 25일 두산전서 8회 대타로 나와 시즌 첫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이튿날에는 ‘무려’ 선발 기회를 잡아 1안타 1볼넷 1타점. “지금 전성기를 보내고 있죠.” 잔뜩 신이 난 스물한살의 너스레.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한 이후 이틀 연속 안타가 처음이라고. 패기의 전성기는 분명 시작됐다.
▶ 팀간 전적이 기가 막혀
한화가 롯데를 상대로 시즌 첫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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