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전광판 투구수란에 116이라는 숫자가 찍혔다. 마운드에 있던 안경잡이 투수는 다소 아쉬운 듯 1루 쪽을 쳐다봤지만, 이내 3루 더그아웃으로 걸어 내려왔다. 그런 그에게 3루 관중석에 앉은 롯데 자이언츠팬들은 “박세웅”을 연호하며 박수로 격려했다.
박세웅(21)의 6월이 순조롭다. 올 시즌 롯데에서 3선발을 맡고 있는 박세웅은 8일 문학 SK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무실점 4피안타 7탈삼진 2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사직 kt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친 뒤 6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팀이 3-2로 승리하며 박세웅은 시즌 5승(4패)째 고지도 올랐다. 6월 14이닝 무실점 행진인 것이다.
↑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6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 박세웅이 3회말 힘차게 볼을 던진 후 수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하지만 6월 들어서는 다시 확 바뀌었다. 이날도 포심 패스트볼 최고구속이 150km가 나오며 SK타자들을 윽박질렀다. 빠른 포심과 함께 낙차 큰 포크볼은 SK타자들의 방망이를 허공에서 춤추게 만들었다. 이 밖에 슬라이더와 커브는 박세웅의 호투에 양념을 더 했다. 1회 삼자범퇴로 시작한 박세웅은 6회까지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큰 위기는 없었다. 6회까지 108개를 던진 박세웅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형광 투수코치가 더그아웃에서 나오자 애써 외면하듯 1루 쪽을 바라보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젊은 에이스를 위해 마운드를 이어받은 좌완 강영식은 박재상을 유격수 병살로 처리한 뒤, 김성현도 1루 땅볼로 잡고, 박세웅의 무실점을 지켜줬다. 8회 홍성민이 ⅔이닝을 던진 뒤 전날(8일)과 마찬가지로 마무리 손승락이 8회 2사 후부터 나와 2실점하면서 쫄깃쫄깃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박세웅은 활짝 웃었다. 연승모드에 들어선 롯데도 함께 웃었다. 롯데는 26승29패로 승패마진을 -3으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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