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참혹했던 역전패만이 남았던 경기. 그래도 헨리 소사(LG)-지크 스프루일(KIA)의 책임감은 빛났다.
전날 잠실과 광주서 열렸던 경기는 LG와 KIA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8회까지 리드를 잡았다. 대어인 NC와 두산을 상대로 시리즈 첫 경기부터 기선을 잡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 하지만 두 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9회초 불펜진이 무너지며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1패 이상으로 내상이 컸다.
그렇지만 역전패에 앞서 등판한 LG, KIA의 선발투수들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초반 경기를 주도했다. 소사는 NC를 상대로 7⅓이닝 6피안타 2실점, 지크 역시 두산을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내려갔다.
↑ 전날 대역전패를 당했던 KIA와 LG. 그럼에도 수확은 있었다. 지크(왼쪽)와 소사가 마운드에서 책임감 넘치는 피칭을 선보이며 팀에 희망을 안겼다. 사진=MK스포츠 DB |
최근 소사의 구위는 좋았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종종 보였지만 일시적이었다. 5월 이후 반등을 시작하더니 근래에는 궤도를 찾은 기색이 역력하다. 전날 경기 포함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달성. 6월3일 kt전 6이닝을 제외한 네 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던졌다. 일찍부터 슬로스타터, 여름사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소사였는데 실제로 그 위력이 더해가고 있다. LG 마운드의 중심축을 단단히 잡고 있다. 어느새 소사가 출격하는 날이면 마운드보다 타선의 활약여부가 더 궁금해지고 있다.
지크는 그야말로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국내무대가 처음인 지크는 시즌 초반 비교적 순항했다. 다만 5월말과 6월초에 페이스는 조금 떨어졌다. 팀도 동반 하락세를 경험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지만 지난 8일 한화전부터 지크의 진가가 발휘됐다. 당시 연패 수렁에 빠졌던 KIA 상황상 부담감이 높았던 경기였다. 또한 상대는 6월 들어 화끈한 타력을 선보이고 있던 한화. 이전 두 경기 등판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크 입장에서 더욱 심기일전 할 수밖에 없던 순간이었다.
지크는 놀라운 반전을 써냈다. 한 눈에 봐도 책임감이 넘쳤던 투구내용이었다. 5⅔라는 길지 않은 이닝이었지만 120구를 던지며 탈삼진까지 10개나 잡아냈다. 놀라운 집중력이 만들어낸 무실점 경기.
투혼은 이어졌다. 이번에는 리그선두 두산을 만났다. 기대보다 걱정이 큰 상황이었지만 제 몫을 다했다. 지크는 6이닝 동안 실점을 3점으로 막아내며 최소한의 역할을 해냈다. 탈삼진 역시 7개나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불펜진 난조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지난 경기 120구에 이어 이날도 비슷한 수치인 119구를 던지며 초중반 마운드를 지켜냈다.
소사와 지크의 투구는 흠 잡을 곳 없이 깔끔했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책임감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지크는 2경기 동안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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