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KBO리그에서는 보기 드물게 2개 구장에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LG-SK전에서는 김강민과 류제국이 동반최장을 당한 반면, 한화-NC전은 야구로 끝이 났다. 이 모든 것은 한화 이글스의 주장 정근우의 ‘리더의 품격’ 덕분이었다.
먼저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던 문학 LG-SK전이다. 5회말 LG 투수 류제국의 공은 SK 김강민의 왼쪽 옆구리를 맞혔고, 결국 이들은 언성을 높였다. 맞은 김강민은 분을 참지 못했고, 결국 먼저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류제국도 참지 않았다. 주먹으로 맞대응한 류제국에 현장은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결국 이날 벤치클리어링은 동반 퇴장으로 마무리 됐다. KBO리그에서 2명의 선수가 함께 퇴장 조치된 건 2007년 5월4일 잠실 경기에서 두산 안경현과 LG 봉중근 이룬 9년 만이다.
문제는 또 다시 발생했다. 7회초 NC 투수 최금강이 초구 직구를 한화 타자 정근우의 허리에 꽂았다. 정근우도 충격이 큰 듯 맞자마자 ‘악!’ 하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를 냈고, 3루 덕아웃 한화 선수들은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태세를 보였다.
벤치 클리어링을 막은 것은 정근우의 손짓이었다. 정근우는 사구 직후 1루로 걸어 나가며 동료 선수들에게 괜찮다는 손짓으로 신호를 보낸 것이다. 보복성 사구에 대응하기 보다는 1루로 묵묵히 나갔다.
이어 공수교대 시간에는 투수 송은범에게 “하지 마”라며 보복성 사구를 말리기까지 했다. 정근우의 침착한 덕분에 양 팀 모두 감정적인 흥분은 다소
주장이라는 자리에 걸맞은 대처방법을 보여주었던 정근우는 경기 후 “공을 맞은 것에 크게 개의치 않고,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오늘 팀이 승리해서 기쁘고 매 경기 선수단이 하나 되어 좋은 결과 만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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