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4-3-3 대형의 오른쪽 날개. 아르헨티나 주장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가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토너먼트에서 수행한 역할이다.
메시는 27일 칠레와의 코파 결승전(0-0→승부차기 2-4)에서 연장까지 120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경기 시작 28분 만에 칠레 미드필더 마르셀로 디아스(30·셀타 비고)의 경고누적 퇴장을 유발한 돌파력은 전후반 6차례, 연장전에도 2번 프리킥을 얻을 정도로 반칙이 아니면 막을 수가 없었다.
날개는 드리블뿐 아니라 기회창출에도 능해야 한다. 칠레를 상대로 메시는 연장 2회 포함 총 6차례 키 패스(슛 직전 패스)로 동료의 득점시도를 꾸준히 연출했다. ‘오른쪽 윙’으로만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 아르헨티나 주장 리오넬 메시(10번)가 칠레와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 승부차기 실패 후 낙담한 채 진영으로 복귀하고 있다. 사진(미국 이스트러더퍼드)=AFPBBNews=News1 |
그러나 클럽 축구에서 명성이 자자한 공격수 듀오 곤살로 이과인(29·나폴리)과 세르히오 아구에로(28·맨체스터 시티)는 이번에도 우승의 길목에서 믿음직스럽지 않았다. 이과인은 전반 21분 칠레의 실책으로 맞이한 일대일을 유효슈팅으로도 연결하지 못했다. 아구에로가 후반 28·39분 메시의 패스를 받아 구사한 슛은 보는 이를 맥 빠지게 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연장 전반 10분 메시가 유도한 아구에로 회심의 헤딩슛마저 바르셀로나 동료인 칠레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33)가 선방했다.
결국 2015년에 이어 ‘칠레와의 코파 결승전 0-0 후 승부차기’가 반복됐다. 1번 키커로 나선 메시는 실축으로 아르헨티나의 2연속 준우승을 막지 못했다. 원흉이라는 원망을 들어도 변명하기 어렵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6월 랭킹 1위 아르헨티나는 메시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수준도 최상급이다. 그러나 최근 5차례 코파에서 준우승만 4번 그리고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2위가 말해주듯 정상결전에서 번번이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칠레와의 이번 결승에서 메시의 슛은 전반 17분 직접프리킥을 제외하면 단 2번뿐이었다. 그나마도 후반 추가시간 1분, 연장 후반 10분이라는 시점이 말해주듯 경기운영과 도우미에 충실하다가 자기보다 더 나은 위치의 선수가 없어 찬 느낌이 강했다. 페널티박스에서의 시도는 1회가 전부였다.
물론 메시의 고질적인 단점인 체력 때문에 폭넓은 경기관여를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하면 전후반 90분 안에 아니면 승부차기에 돌입하기 전이라도 좀 더 과감한 슛을 했어도 0-0이었겠느냐는 아쉬움은 남는다.
메시가 당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이자 득점원이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한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