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단독 선두로 질주 중인 두산에는 새롭게 꽃을 활짝 피운 이가 여럿인데 그 중 한 명이 박건우다. 시즌 초반 주전 경쟁을 벌였던 그는 어느새 두산의 톱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으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박건우는 “예전에는 한 경기에 못하면 2군에 내려갈지 모른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이제는 그런 게 없다. 쫓기지 않으니 내 실력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이다. 타율 0.336 10홈런 43타점 44득점. 그의 활약 속에 두산은 승승장구. 자신의 공헌도는 6,70점뿐이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 두산의 박건우는 6일 잠실 넥센전에서 4회 피어밴드를 상대로 시즌 11호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박건우는 반환점을 돈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사이클링 히트보다 만루 홈런을 들었다. 사이클링 히트는 얼떨떨해서 큰 감흥이 없었다고. 그는 “(4안타 경기였는데 사이클링 히트보다)홈런을 친 게 좋았다”라고 했다.
박건우는 올해 홈런 기록의 자부심을 갖는다. 지난해까지 홈런 6개만 쳤던 그다. 두 자릿수 홈런이 목표라고 감히 밝히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시즌 66번째 경기 만에 1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젠 홈런도 잘 치는 타자라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앞으로 홈런 목표도 당당히 밝힐 수 있게 됐다.
홈런이 좋다. 굳이 치겠다고 의식하진 않지만. 외야 펜스를 넘기는 아치가 아름답게 보일 터. 그런 박건우가 열흘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4회 1사 1루. 풀카운트서 피어밴드의 실투(129km 체인지업)를 때려 우월 2점 홈런을 날렸다.
↑ 두산의 박건우는 6일 잠실 넥센전에서 6회 결정적인 수비 미스 플레이를 했다. 넥센의 추격을 허용한 두산은 4점차 리드를 못 지켰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윤석민의 내야 땅볼로 김하성마저 득점하며 두산은 4점차(4-0) 리드가 1점차(4-3)로 바뀌었다. 2점대 진입을 앞뒀던 니퍼트의 평균자책점은 3.31로 치솟았다. 그리고 평균자책점 2위.
여유를 잃은 두산은 7회 정재훈이 2사 1,2루의 불을 끄지 못했다. 결국 4-4
그리고 기세를 탄 넥센의 거센 추격에 두산은 9회 역전까지 허용했다. 4점차 리드를 못 지킨 역전패. 2회 이후 번번이 찬스를 놓친 두산이었다. 박건우의 홈런은 컸지만, 박건우의 미스 플레이는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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