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영원할 것 같았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도 저 말을 피해가지 못했다. 2011년 이후 통합 4연패,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하며 2010년대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강자의 위용은 사라져버렸고, 어느새 순위표 가장 밑바닥에 깔리고 말았다. 그것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빠른 속도로 말이다.
충격적인 최하위다. 삼성은 1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6-10으로 패하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0개 구단 체제가 된 이후 삼성이 순위표에서 처음으로 가장 밑자리인 10위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10개 구단 체제 전에도 최하위나 꼴찌라는 단어는 삼성과 어울리지 않았다. 35년 구단 역사상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게 6위(1996년)였을 정도로 단 한 차례도 시즌 최종 성적을 꼴찌로 마친 적이 없다.
↑ 삼성은 어디로? 지난달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질 2016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전 훈련을 앞두고 외야에서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미팅을 갖고 있는 류중일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의 몰락은 예상할 수 없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KBO리그에서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를 이뤘다. 비록 지난해는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두산 베어스에 패퇴했지만,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한 팀으로 기록됐다.
상위팀이 갑자기 최하위로 몰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승을 하기 위해 갖춰진 탄탄한 전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우승팀의 다음해 성적을 살펴봐도 그렇다. 우승한 후 다음해 다시 우승하거나 우승을 도전하는 경우가 많았고, 가을야구에 갈 가능성도 높았다.
35년째인 프로야구에서 우승팀이 다음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경우는 딱 한 차례 있었다. 1995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석권한 OB베어스(두산의 전신)였는데, OB는 1996년 8위로 최하위에 그쳤다. 1998년 정규시즌·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현대 유니콘스가 1999년 전체 승률 5위에 올랐는데, 당시에는 매직리그, 드림리그로 양대리그를 채택했을 당시라 크게 와닿지 않는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한화 이글스도 이듬해 전체 승률 7위였지만, 역시 양대리그 체제 아래였다.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두산이 이듬해 5위를 기록한 게 우승팀 몰락의 최근 사례로 볼 수 있다. 이후 2014년까지 정규시즌 1위팀이 한국시리즈도 제패했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경우도 없었다.
이런 점에서 삼성의 몰락은 의외다. 외국인 선수가 기대만큼 활약을 못해주고 있는 점, 구자욱 등 부상자가 속출까지 겹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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