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빠른 결정이다. 프로야구 kt위즈가 공연 음란혐의로 입건된 내야수 김상현(36)을 임의탈퇴처리했다.
12일 김상현의 음란행위혐의로 불구속 입건 됐다는 보도가 나가자 파장은 거셌다. 특히 kt구단은 난처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야구 10번째 막내구단으로 이제 1군에 진입한지 2년째지만 바람 잘 날 없다는 표현이 딱 맞는 곳도 kt였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포수 장성우의 치어리더 명예훼손사건에 장시환도 SNS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였다. 그리고 개막을 앞두고 외야수 오정복의 음주운전 입건까지 소속팀 선수들의 사건·사고에 골치를 썩였는데, 베테랑인 김상현마저 대형사고를 친 것이다.
앞서 사고를 친 선수들에게 KBO징계 외에 별도로 구단 자체 징계를 부여했던 kt는 역대 징계 수위 중 가장 높은 임의탈퇴로 김상현과 작별을 고했다.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상벌위원회를 열어 내린 결론이다. kt는 “프로야구선수의 품위 손상 및 구단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원아웃’ 제도를 적용해 엄중하게 징계했다”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 임창용, 아두치, 김상현. 이들은 물의를 일으키고 빠르게 소속팀으로부터 퇴출된 공통점이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앞서 사고를 친 선수들에 대해서도 구단이 임의탈퇴라는 철퇴를 가한 적이 있다. KIA타이거즈는 2012년 9월 음주운전으로 추돌사고를 낸 소속투수 손영민을 임의탈퇴 처리했다가 4년 만인 올해 이를 철회했다. 삼성 라이온즈도 2014년 9월 음주운전사고를 낸 정형식을 임의탈퇴로 처리했다.
임의탈퇴가 아니더라도 선수와 작별을 한 사례는 많다. 특히 최근 들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에 대한 빠른 철퇴를 내리는 게 트랜드가 된 것 같다. 최근 사례만 봐도 대표적인 케이스가 있다. 바로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가 해외원정도박혐의를 받고 있던 임창용을 보류선수 명단에 제외시킨 것이다. 보류선수 명단 제외는 방출을 뜻한다. 10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되기 전에 이뤄진 빠른 결정이었다. 이후 임창용은 고향팀 KIA유니폼을 입고 징계를 모두 받은 뒤 복귀했다.
올해 들어서는 롯데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난 외국인 선수 짐 아두치를 곧바로 웨이버 공시했다. KBO의 출전정지 징계가 나왔지만, 이에 상관없이 곧바로 아두치와 작별을 고했다. 아두치가 복용한 약물이 경기력 향상에 관련된 것이 아닌 허리 통증을 완화시키는 마약류라는 점에서 동정 여론도 있었지만, 그 정도 약물을 쓸 정도의 허리 상태로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소속구단이 임창용과 아두치, 김상현에게 고한 퇴출은 그 결정이 빨랐다는 점에서 씁쓸한 공통점이 있다. 임창용은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노장 선수다. 김상현도 1980년생으로 한국식 나이로는 서른일곱, 적지 않은 나이다. 아두치도 국내선수보다 신분이 불안정한 외국인 선수다. 이들에 대한 처벌은 과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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