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봤던 두 팀. KIA와 LG는 반환점을 돈 2016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행보를 거듭했다. 평가는 엇갈렸다. 시행착오 속에서 KIA와 LG 모두 저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동시에 한계점 역시 피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맞이하는 KIA와 LG의 심정은 복잡했다. 전통의 인기팀으로서 5강 이상의 성적이 중요했지만 별개로 팀에 주축이 될 젊은 선수들 역할을 늘려야하는 공통점이 존재했다. 당장 우승전력이 아니기에 팀의 십년대계 미래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
KIA는 김기태 감독의 형님리더십을 필두로 선수들의 전체적 기량향상에 주목했다. 특히 불펜과 타선에서 바라는 바가 적지 않았다. 양현종, 윤석민, 외인투수 2명, 임준혁으로 채워질 강력한 선발진을 뒷받침해줄 자원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 KIA의 올 시즌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중반 이후 구심점을 찾으며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김호령(사진 오른쪽)을 비롯해 홍건희, 이준영, 김윤동 등 젊은 호랑이들의 급격한 기량성장이 후반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하지만 기다림 끝, KIA 리빌딩 자원들의 기량이 서서히 만개했다. 본격적인 순위경쟁을 앞두고 희망을 제시한 것. 타선에서는 외야수 김호령이 수비에 이어 공격에서까지 존재감을 확실히 남겼다. 붙박이 중견수로서 위치를 굳건히 했다. 백용환과 이홍구는 선의의 안방마님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최원준, 이진영 등의 고졸루키들도 1군의 짜릿한 기분을 유감없이 느끼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운드에서는 강력한 4-5선발 후보로 홍건희가 급부상했으며 임기준, 김윤동 등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잠재력을 선보였다. 전반기보다 후반기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이들의 활약이었다.
↑ LG는 올 시즌 리빌딩 측면에서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초반 기세등등하게 순항 했지만 6월 이후 이들 영건들의 기세가 급격히 식어버렸다. 반등의 후반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주현(사진)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분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초반 성과는 결코 적지 않았다. 매번 젊은 영웅이 등장했다. 외야자원에서 채은성, 이천웅, 문선재가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쳤으며 안익훈, 문선재, 이형종 등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내야에서는 서상우를 비롯, 2루에 정주현, 유격수 강승호, 포수 유강남이 기존 주전의 자리를 위협했다. 마운드에서는 영건 이준형이 초반 5선발 경쟁에서 승리했으며 임정우가 마무리투수로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초중반 상위권을 질주했던 LG는 이들 젊은 자원들의 활약 속에 6월 초중순까지 5위권을 유지하며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혔다. 하지만 리빌딩의 길은 쉽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의 단점이 고스란히 성적으로 드러났다. 오름세와 내림세가 컸던 LG는 결국 6월말 이후 동력을 상실한 채 중위권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 14일 8위로 떨어진 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KIA와 LG. 양 팀의 올 시즌 화두는 무엇보다 ‘성장’이었다. 몇 년 전 하위권이었던 LG를 단숨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던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과, 일찌감치 리빌딩 전문가로 기대를 모았던 양상문표 리빌딩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전반기까지는 양 팀 모두 일정한 성과를 올렸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베테랑들이 건재하지만 어느덧 팀을 이끌어가는 주축선수들의 얼굴이 다양해지고 젊어지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젊은 야구를 하고 있다는 인식도 전체적으로 적지 않게 풍겨졌다.
다만 관건은 지속성과 꾸준함이다. 아직 치열한 중위권 및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양 팀 상황 속에서 이들 영건들의 후반기 모습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들의 동력이 짧게는 팀 성적, 길게는 내년 이후의 팀 자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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