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7월의 마지막 토요일, 후반기 들어 처음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54경기 만이다.
KIA와 공동 순위까지 허용한 적은 있어도 5위 자리를 공고하게 지켰던 롯데다. 지난 6월 30일 5위로 점프한 이후 처음으로 6위로 내려앉았다. 5연승의 KIA가 31일 만에 ‘단독’ 5위 등극.
깔아둔 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겉(순위표)으로 티가 안 났을 뿐, 안에서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그런데 더 큰 ‘지각변동’ 예고편이다. 31일에는 더 의미 있는 변동이 있을 지도 모른다.
↑ KIA는 지난 30일 문학 SK전에서 2-1로 승리, 1달 만에 단독 5위를 기록했다. 31일 경기마저 승리할 경우 6연승과 함께 4위로 점프한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SK가 4위 아래로 미끄러지는 건 지난 6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5위 롯데’보다 더 오래 됐다. 자존심이었던 5할 승률은 무너졌고 이제 4위 자리마저 위태롭다.
그런데 이뿐이 아니다. 중위권이 대혼전 조짐이다. 지난 19일 후반기가 시작된 뒤 심상치가 않다. 화살은 위아래를 가리지 않았다. 상위권보다 중하위권이 더 익숙한 연승 모드다.
선두 두산은 60승을 눈앞에 두고 내리 4경기를 졌다. 5월초 이후 시즌 2번째 4연패. 어색한 풍경이다. SK와 롯데도 나란히 4연패로 5할 승률에서 멀어지고 있다. 반면, KIA가 파죽지세의 5연승 중인 가운데 한화, LG도 4연승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중하위권의 약진은 후반기 특징이다. 두산은 후반기 성적표가 4승 7패로 SK와 함께 가장 좋지 않다. 2위 NC와 승차도 2.5경기로 좁혀졌다. 반면, KIA와 한화가 7승 4패를 기록, 가장 우수하다. LG는 NC와 6승 5패로 그 다음이다. 9위 삼성과 10위 kt도 각각 5승 5패와 5승 6패로 승수 쌓기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김주찬에 홍건희까지 주축 선수의 이탈에도 KIA는 신바람을 내고 있다. 선발투수가 끌고 불펜투수가 민다. 마운드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엔 타선이 폭발했다.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4경기에서 무려 44득점을 올렸다. 30일에는 김호령의 2점 홈런뿐이나 선발투수 양현종이 1실점 완투로 버텼다. 이상적인 투-타 조화다.
곰이 가장 무서웠던 한화도 후반기 들어 달라졌다. 이틀 연속 두산을 울렸다. 타선 온도는 폭염만큼 뜨거운 가운데 마운드에는 감동의 꽃이 피고 있다. 그리고 지난 29일 연장 11회 승부 끝에 40승 고지를 밟았다. 7번째였다. 한화는 10승, 20승, 30승까지 가장 늦게 당도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어느 때보다 블론세이브가 쏟아지며 막판 엎고 뒤엎은 승부가 펼쳐지는 중이다. 그만큼 박빙이다. 쉬운 상대가 없지만 어려운 상대도 없다는 이야기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상대적)‘약자’의 반격이었다. 공동 순위 대결(20일 사직 KIA-롯데전)을 뺀 후반기 53경기에서 순위가 낮은 팀이 높은 팀을 꺾은 게 29번이었다. 53.7%의 비율이다. 그런데 그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이후에는 무려 84.2%(19경기 중 16경기)였다.
↑ 한화는 후반기 들어 7승 4패로 KIA와 함께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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