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선수촌 인근 유도 훈련장에선 유도 선수들이 미니 축구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유도 매트 양 끝에 물병을 세워 골대를 만들고 3명씩 팀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축구에 몰두했다. 알고보니 이들은 독일 남자 유도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주변에서 “왜 유도장에서 축구를 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미하엘 바진스키 대표팀 감독은 오히려 질문이 이상하다는 듯 “독일에서는 흔한 모습”이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유럽에서 독일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축구장에 운집한 열성적인 축구팬들이다. 독일의 유소년 축구 등록 선수가 190만명(2011년 기준)을 넘는 것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성인이 어릴 때부터 축구를 즐기면서 성장했다는 얘기다. 유도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바진스키 감독은 “훈련에 앞서 풋살을 하면 재미도 있고 몸도 푸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축구는 유도와 달리 몸 전체를 움직이는 좋은 운동”이라며 “축구는 팀의 단결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효과다 좋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은 독일 유도 선수들이 축구 선수 못지 않은 다양한 발기술을 선보이며 유쾌하게 몸풀기를 끝냈다고 전했다.
한국 양궁의 전 종목 석권을 저지할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도 특이한 훈련법으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미국 대표팀의 감독은 공교롭게도 한국인 이기식 감독. 올림픽 양궁장이 바람이 많이 분다는 정보를 파악해 바다 위에서 훈련을 하는 등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 감독은 “퇴역 후 관광용으로 쓰고 있는 미드웨이 항공모함 위에서 훈련했다”면서 “바람이 부는 항공모함 위에서 관중이 보는 가운데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6년 이후 본격적으로 미국팀을 맡아 세계적인 선수들을 키워냈다.
두 팀의 공통점은 이기식(미국), 구자청(대만) 감독 등 한국인 감독이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 대표 브래디 엘리슨(세계랭킹 6위)은 한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남자 단체전 4강에서 한국을 꺾기도 했다. 당시 예측 불가능한 바람의 방향을 잘 읽어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삼보드로모 경기장도 삼바축제 장소를 개조한 특설무대라 바람 방향을 읽기 어렵다는 게 현지 평가다.
이 감독은 “4년 전 승리는 바람을 읽어낸 것이 주효했다”면서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바람에 대비한 의사소통 훈련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문일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