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남자 수영 자유형 400m에 이어 200m에서도 하계올림픽 3연속 입상이 좌절된 박태환(27·팀지엠피)이 심란한 와중에도 오랜 경쟁자를 예우했다.
박태환은 8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200m 예선 6조에서 1분48초06으로 8위에 그쳐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올림픽 기준기록 A(1분47초97)도 충족하지 못한 저조한 성적이다. 2008·2012년 잇달아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반면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쑨양(25·중국)은 예선뿐 아니라 준결승도 전체 1위로 돌파하여 9일 오전 10시21분 결승에서 리우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중국 국영뉴스통신사 ‘중궈신원서’는 8일 “박태환이 오랜 친구 쑨양에 대해 언급했다”면서 “다시 같은 수영장에서 겨룰 수 있어 매우 흥분됐다. 쑨양은 줄곧 굉장히 비범한 선수였다”고 말했음을 보도했다.
↑ 박태환(왼쪽)이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혼계영 4x100m 시상식 종료 후 쑨양(오른쪽)에게 받은 생일케이크를 가리키며 웃고 있다. 사진(문학박태환수영장)=MK스포츠 DB |
박태환과 쑨양은 2010년 제16회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부터 본격적으로 자웅을 겨뤘다. 광저우에서는 박태환이 100·200·400m 3관왕에 올랐고 2014년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쑨양이 400·1500m 및 4×100m 계주를 제패했다. 런던올림픽도 쑨양이 400·1500m 금메달로 200·400m 은메달의 박태환보다 나았다.
그러나 쑨양은 자신의 우위가 분명해진 2014년 이후에도 박태환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았다.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은 2015년 8월17일 체육 부문 자체기사로 쑨양이 팬 미팅에서 “박태환은 호적수이자 좋은 친구로 여전히 가장 존경하는 상대”라면서 “위대한 아시아인이자 세계수영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박태환과 쑨양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전후로 도핑이 적발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쑨양은 2014년 5월 각성·흥분제 및 트리메타지딘 양성반응으로 중국수영연맹으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트리메타지딘’은 어지러움·현기증 치료제다.
쑨양의 자격정지 기간은 2014년 5월17일로부터 3개월이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수영종목은 9월 21~26일 진행됐기에 수상결과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금지약물검사 양성반응의 원인을 제공한 중국 의료진은 1년 징계를 받았음에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쑨양을 관리한 것으로 추후 드러나 의혹을 받았다.
박태환은 2014년 9월3일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에서 금지약물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되어 세계수영연맹(FINA)으로부터 2016년 3월2일까지의 선수자격 정지처분을 받았다. 자격 회복 후에도 대한체육회가 2016 리우올림픽을 허락하지 않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뿐 아니라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 제21 재판부(염기창 부장판사)에 ‘국가대표 선발규정 결격 사유 부존재 확인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7월1일 “박태환의 국가대표 결격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가처분을 100% 인용했다. CAS도 7월8일 오후 대한체육회에 “리우올림픽 출전권에
올림픽파크텔에서 8월8일 오전 열린 제4차 대한체육회 긴급 이사회에서 “‘도핑징계가 끝나도 국가대표 발탁을 추가로 3년 제한’을 골자로 하는 자체규정보다 CAS의 결정이 먼저”라는 결론이 도출됐기에 박태환은 리우올림픽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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