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삼성이 시즌 첫 4연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전날 기선을 제압한 데다 선발투수 카드도 더 좋았다. 흐름은 분명 삼성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삼성은 지난 16일 안타 14개와 4사구 8개를 묶어 NC에 12-5 대승을 거뒀다. 타격감이 고르게 좋았다. 그러니 기회가 찾아오면 놓치지 않았다. 2회(4득점)와 5회(5득점), 2번의 빅이닝으로 점수를 화끈하게 뽑았다. 선발 타자 전원 출루 속 77일 만의 3연승 행진.
삼성의 생산 능력은 17일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4회까지 4사구만 무려 7개였다. 만루 찬스만 2번. 무사에 득점권 기회도 2번이었다.
↑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NC 다이노스에 패하면서 시즌 첫 4연승 도전이 좌절됐다. 초반 여러 차례 찬스를 잡았으나 살리지 못한 게 부메랑이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그러나 삼성은 구창모와 NC의 기만 살려줬다. 10구 연속 볼만 던진 구창모를 상대로 1회 무사 1,2루 찬스를 놓쳤다. 클린업 트리오는 중요한 순간마다 침묵했다. 3번 구자욱, 4번 최형우, 5번 이승엽은 3번의 타석까지 볼넷 1개만 합작했다. 이들은 전날 5안타 3타점 3득점을 올렸다. 특히, 가장 중요했던 2회와 5회 힘을 보탰다. 그러나 16일 경기에선 달랐다.
0의 균형도 너무 쉽게 깨졌다. 이틀 연속 1회부터 실점. 그런데 기분 나빴다. 플란데의 보크 판정 속 맞이한 2사 2,3루서 박석민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막을 수 있는 장타였다. 좌익수 최형우의 타구 판단 미스였다.
플란데는 2실점 이후 4회까지 상당히 안정된 피칭을 했다. 투수 땅볼만 3번이었다. 외국인선수 때문에 골치 아픈 류중일 감독이지만, 플란데만큼은 바라봐도 속이 타지 않았다.
그런데 야수가 플란데를 돕지 못했다. 흐름을 뒤바꿔야 했으나 좀처럼 그렇지 못했다. 성급했던 것일까. 2회 1사 만루에서 믿었던 최재원과 박해민이 연이어 아웃. 최재원은 최근 3경기에서 13타수 6안타, 박해민은 최근 4경기에서 19타수 10안타로 매서운 타격을 펼쳤다.
4회 1점을 만회했지만, 이마저도 최악이었다. 무사 만루서 김상수의 병살타로 딴 1점이었다. 계속된 2사 3루서도 최재원의 타구는 3루수 정면이었다. 될 것 같으면서 안 된 삼성의 공격이었다. 어제 같은 ‘그런 야구’는 없었다. 마운드 위의 구창모는 위태로웠다. 언제 쓰러질지 몰랐다. 하지만 삼성은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삼성이 출루하지 못한 이닝은 6회뿐. 매 이닝 주자가 나갔다. 삼성의 안타도 9개. NC(13개)와 비교해 아주 많이 모자르지 않았다. 오히려 4사구(삼성 9개-NC 3개)까지 합칠 경우, 삼성의 공격이 더 활발했다.
그러나 그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건 삼성이었다. 병살타만 4개(3회, 4회, 5회, 7회)였다. 특히, 3회부터 5회까지 3번 연속 병살타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NC에게 내줬다. 행운이 따른 1회 2득점 이후 플란데에 막혔던 NC는 5회 한 번의 폭발로 승기를 잡았다. 안타 12개 중 절반인 6개를 5회에 몰아쳤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7-1.
삼성의 반격은 너무 늦었다. 8회 콱 막혔던 타선이 뚫리면서 안타 5개로 4점을 만회했다. 민성기, 이민호, 임창민 등 3명의 투수를 호출했다. 7점차를 만회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리고 2사 1,2루서 최재원의 타구마저 박민우의 호수비에 걸렸다.
↑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NC 다이노스에 패하면서 시즌 첫 4연승 도전이 좌절됐다. 초반 여러 차례 찬스를 잡았으나 살리지 못한 게 부메랑이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에겐 시즌 첫 4연승과 함께 4연패의 8위 롯데와 승차를 ‘제로(0)’로 만들 기회였다. 하지만 삼성의 59패째. NC는 두산, 넥센에 이어 60승 고지를 밟았다. 8회 등판한 임창민은 시즌 20세이브 성공.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