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잇단 악재에도 삼성에게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을지 모른다. 지난 13일 대구 LG전 이후 타선 폭발(57득점 83안타 28사사구)로 5승 1패의 반등세. 5위 KIA와 승차는 4경기. 아직 36경기나 남아있다.
삼성이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모두의 활약이 필요하다. 자신의 위치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 가운데 주장 박한이의 역할이 커졌다. 잇단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더욱.
삼성은 톱타자를 맡겼던 배영섭(10일 대전 한화전)과 최재원(18일 수원 kt전)이 사구로 쓰러졌다. 이에 따라 박해민의 타순이 2번에서 1번으로 이동했다.
포인트는 1번타자가 아니라 2번타자다. 류중일 감독은 “우투수일 경우 박한이를, 좌투수일 경우 조동찬 혹은 김상수를 2번 타순에 두려 한다”라고 밝혔다.
↑ 박한이(왼쪽)는 지난 19일 kt 위즈전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9경기 만에 멀티히트와 함께 통산 800타점을 달성했다. 그의 활약은 반등해야 할 삼성에게 고무적인 이야기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이 20일 고척돔에서 상대할 넥센 선발투수는 신재영이다. 12승의 우투수. 구상대로면 박한이가 2번 타순으로 조정될 터. 관건은 박한이의 건강이다.
박한이는 무릎이 아파 지난 4월 수술을 했다. 빠른 재활 복귀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35일 만에 실전을 치렀다. 그러나 통증이 남아있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았으나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날이 적지 않았다.
류 감독은 “박한이가 (선발로)못 뛸 경우 이영욱, 최선호, 우동균, 이상훈 등 백업 멤버를 내세워야 한다”라며 “(향후 순위 경쟁에)박한이의 무릎 상태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경험 많은 박한이가 빠지면, 아무래도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
류 감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한이는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19일 경기에서 4타수 2안타(홈런 1개-2루타 1개) 4타점으로 삼성의 13-6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9-6으로 쫓긴 7회초 2사 2,3루서 2타점 2루타를 때려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류 감독도 “박한이의 7회 2루타가 결정타였다”라고 호평했다.
의미 있는 활약이었다. 타격 슬럼프를 벗어난 인상이다. 지난 7일 대구 KIA전 이후 9경기만의 멀티히트. 그리고 시즌 1경기 최다 타점. 박한이는 앞선 8경기에서 22타수 2안타로 타율 0.091에 그쳤다.
박한이는 “9-0으로 크게 앞서 여유롭게 이기는가 싶었는데 kt의 반격에 긴장을 많이 했다. 7회초에도 배우열의 공이 생각 이상으로 좋아 놀랬다. 1B 2S로 불리해 무조건 공을 맞혀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운 좋게)실투였다”라고 말했다.
이날 4타점을 추가한 박한이는 역대 27번째 800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하루 전날 아내가 “-4”라고 귀띔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7회 2루타로 800타점을 달성했을 때도 까맣게 잊었다.
박한이는 “솔직히 경기를 하다가 까먹었다. 9회초를 마친 뒤에야 알게 됐다”라며 “아내가 오늘 꿈자리가 좋았다고 했는데, 그 기운이 나에게 온 것 같다”라고 웃었다.
박한이는 건재했다. 중요한 건 시즌 끝까지 건강해야 한다는 것. 박한이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박한이는 “현재 팀이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주장으로서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아직 무릎 통증이 있다. 하지만 팀을 위해 티를 내선 안 된다. 트레이닝파트도 (내 무릎에)신경을 많이 써줬다. 할 수 있는 걸 좀 더 하다 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 연장선으로 개인 기록도 뒤로 미뤄뒀다. 박한이는 올해 100안타를 때릴 경우, 역대 최다 연속인 16시즌 세 자릿수 안타 타이 기록을 세운다. 19일 현재 그는 59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욕심을 내면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팀에 해가 된다.
↑ 박한이는 지난 19일 kt 위즈전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9경기 만에 멀티히트와 함께 통산 800타점을 달성했다. 그의 활약은 반등해야 할 삼성에게 고무적인 이야기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장타 2방으로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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