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갑작스러운 작별에 LA다저스 선수단은 적지 않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다저스는 2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런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필라델피아로부터 포수 카를로스 루이즈(37)와 연봉 보전을 위한 현금을 받는 대가로 포수 A.J. 엘리스(35)와 마이너리그 우완 투수 토미 버그장, 여기에 추후지명선수 혹은 현금을 받아오기로 했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다저스에 지명, 지금까지 한 팀에서 뛰어 온 엘리스는 하루 아침에 전혀 다른 팀 선수가 됐다. 엘리스는 필라델피아로 떠나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나에게 매우 슬픈날"이라며 LA와 작별을 고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 A.J. 엘리스는 기록에서는 보이지 않는 존재감을 갖고 있던 선수다. 사진= MK스포츠 DB |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커쇼와 엘리스는 2012년 이후 113경기를 함께했다. 이는 매디슨 범가너-버스터 포지, R.A. 디키-조시 톨 콤비 다음으로 많은 경기 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의 역할은 더 빛났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감독으로 첫 해를 보내는 나에게 큰 도움을 준 선수"라며 엘리스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베테랑 선수로서, 포수로서 다른 관점에서 경기를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통계 자료를 믿으면서도 고전적인 관점도 취했다"며 경기를 바라보는 눈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시절 교내 방송 캐스터로 활동했던 엘리스는 월드시리즈 기간 지역 매체 LA타임즈에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지금 선수로서의 모습도 그렇지만, 은퇴 후 삶도 기대가 되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랬던 그를 떠나보내는 것이기에, 모두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저스틴 터너는 "다른 트레이드보다 받아들이기가 힘든 게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엘리스의 단짝 커쇼는 일찌감치 재활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이 경기장을 찾았을 때는 집에간 뒤라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지만, 엘리스에 따르면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트레이드를 진행했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조차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이번 트레이드는 모두에게 아쉬움과 충격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프리드먼은 공격력 강화를 그 이유로 꼽았다. "계속해서 좌완 선발을 상대로 타선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루이즈가 팀에 잘 어울리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리더십 능력과 투수를 이끄는 능력역시 엘리스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루이즈는 이번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50 OPS 0.830의 성적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75 OPS 0.814를 기록중이다. 이번 시즌 타율은 낮지만, 좌완 투수를 상대로 준수한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다저스 프런트의 판단이다.
로버츠 감독은 베테랑 선수의 갑작스런 이적이 팀에 영향을 미칠지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있을 것이다. 선수, 코치진, 프런트 오피스, 팬, 언론 모두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 말하면서도 "동료가 트레이드로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중요한
떠나는 엘리스가 클럽하우스의 새로운 목소리로 지목한 터너는 "내일 오게 될 새로운 선수에게 가능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며 새로운 팀 동료가 빨리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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