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말을 주고받았지만 결코 기분 좋을 리 없었다. 29일 삼성과 더블헤더를 마친 후 악수를 나눈 김경문 NC 감독은 표정이 어두웠다.
NC는 이날 더블헤더 1,2차전을 모두 이겼다. 정규시즌 2위 확정까지 2승만을 남겨뒀던 NC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직행이 결정됐다. 기분 좋은 날이다. NC는 최근 7경기에서 6승 1패의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해커와 이재학은 각각 12승과 11승을 올렸다.
그렇지만 기분 좋을 수가 없었다.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혈중 알코올 농도 0.056%)이 알려졌다. 5일이 지난 뒤였다. 김 감독도 몰랐다. 테임즈를 1,2차전에 모두 선발 출전시켰다. 2차전 1회초 수비 도중 그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즉각 교체를 했지만 시선이 고울 수가 없다.
↑ NC 다이노스는 27일 삼성 라이온즈와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이겼다. 정규시즌 2위가 확정돼 플레이오프로 직행한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사진)은 웃을 수 없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은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현장 책임자로서 선수 관리를 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그는 “전혀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절대 오더에 넣을 수 없다. 2차전 1회초 도중 이야기를 전달 받았다. 그래서 곧바로 뺐다”라며 “구단의 일처리를 떠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잘못이다. (감독으로서)내 잘못이다.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2위가 확정돼)기쁜 날인데, 내가 감독으로 (역량이)부족한가 보다. 책임을 많이 느낀다. 감독으로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1승 1패를 목표로 삼았는데 2승을 했다. 그런데 기쁜 말을 못 하겠다. 기분이 묘하다”라며 씁쓸해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테임즈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연다. 품위손상행위다. 이전 사례를 고려해 출전정지의 징계가 내려질 터. NC는 이날까지 136경기를 가졌다. 정규시즌 8경기를 남겨뒀다. 징계수위는 그 이상이
NC가 테임즈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진 것. 김 감독은 이에 대해 “(테임즈가)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징계를)달게 받아야 한다. 없는대로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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