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NC의 외국인선수 에릭 테임즈에게 정규시즌 잔여 8경기 및 포스트시즌 1경기 등 총 9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의문은 숫자 ‘9’다. 정규시즌의 절반인 72경기도 아니다. 물론 ‘솜방망이 처벌’이 드물지 않은 KBO다. 중징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해볼 수 있는 게 전례다.
최근 음주운전 징계 건은 오정복(kt)이다. 지난 3월 시범경기 도중 음주운전으로 1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음주운전 적발 건도 있다. 정성훈(LG)은 지난해 잔여 경기(13경기)를 뛰지 못했다.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오전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 음주운전 관련 상벌위원회를 열고 그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사진(서울)=옥영화 기자 |
그러나 테임즈가 제재 받은 경기 숫자만 보자면 15경기에서 9경기로 훅 줄어들었다. 상벌위원회 위원장인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정규시즌 경기와 포스트시즌의 비중이 다르다”며 포스트시즌 1경기는 정규시즌 10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상벌위원회의 셈법에는 경기에 대한 가중치가 포함됐다.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출장정지 제재 적용에 관한 규정을 명문화했다. 올해부터 출전정지 제재 경기수는 KBO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경기를 포함 연속적으로 적용한다.
KBO는 자가당착에 빠진 것 같다. 포스트시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뛰어야 하는 선수의 ‘사정’을 고려했다. 그래봤자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의 1차전 결장이다.
KBO의 논리라면 테임즈는 정규시즌 18경기를 뛸 수 없다는 것이다. 팬의 입장에선 정규시즌이든 포스트시즌이든 똑같은 1경기다. 징계 수위를 원칙에 맞게 정한 뒤 해당
KBO는 시즌 막바지가 아니었다면 테임즈의 징계 수위를 18경기 정도로 고려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없다. 잘못된 계산이다. 그리고 이해하기 힘든 계산이다. 이런 식의 개별적인 징계는 일관성을 흐트러뜨리며, 신뢰를 얻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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