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남들은 축제라지만 그들에겐 전쟁이다. 그리고 이미 포문은 열렸다. 하루 전날부터 신경전은 치열했다.
4위 LG와 5위 KIA는 10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갖는다. 포스트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다. 경기 하루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LG와 KIA 선수들은 ‘즐거운 야구’를 공언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LG와 KIA가 오랜만에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른다.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재미있는 경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멋진 플레이로 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기태 KIA 감독 또한 “재미를 안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승자와 패자로 갈린다. 한 팀은 준플레이오프에 오르고 다른 한 팀은 쓸쓸히 짐을 싸야 한다. 1경기가 열릴 수도 있고 2경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LG는 한 판에 끝내고 싶다. KIA는 두 판을 싹쓸이 하겠다는 의지다.
↑ 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기태 KIA 감독(왼쪽)과 양상문 LG 감독(오른쪽).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의 선발투수(LG 허프-KIA 헥터)가 발표된 뒤 신경전은 더욱 불꽃이 튀었다. 선전 포고는 LG였다.
박용택은 “내심 양현종 대신 헥터가 등판하길 기대했는데 감사하다. 나를 비롯해 동료들도 헥터를 좀 더 편하게 느낀다. 잠실구장에서 하니까 우리가 아무 이유 없이 이길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10점차 이상의 승리를 자신했다. 류제국 또한 “모든 면에서 우리가 낫지 않은가. (KIA가)먼길을 가야 하는데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라고 전했다.
양 감독도 “키 플레이어로 박용택을 꼽겠다. 류제국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마 던질 기회가 업없을 것 같다”라며 KIA의 신경을 건드렸다. 류제국은 2차전이 열릴 경우 선발투수로 내정돼 있다. 류제국의 미등판은 LG가 한 판에 끝내겠다는 자신감이다.
KIA도 맞섰다. 입씨름은 뒤지지 않았다. 이범호는 “허프는 KBO리그 내 외국인투수 중 가장 좋은 투수 같다. 2번 맞선 만큼 이제는 잘 칠 확률도 높아졌다. 다 같이 뭉쳐서 깨보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10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매진이 예상된다. LG 팬은 물론 KIA 팬이 구름 같이 몰려들 터. 이는 서로에게 불리할 게 없다. 특히 원정팀에게 ‘열세’가 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김 감독은 구름관중에 대해 ‘우주의 기운’이 KIA에 오는 징조라고 표현했다.
사전 인터뷰에서 ‘전광판만 LG 것 아니냐’고 의기양양했던 양현종은 “다들 원정경기라 힘들 것이라고 하는데 KIA 팬도 많다”라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면서 양현종 “KIA 팬에게 ‘광주에서 야구를 할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약속했다. 이를 지키고 싶고 지켜야 한다. 흰색(홈) 유니폼도 입어야 한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저늘 치르고)광주에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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