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그렇지만 얻은 것도 많다.”
은퇴를 앞둔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38·하나금융)는 골프 선수 경력을 이렇게 요약했다.
박세리는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은퇴를 앞둔 심경을 밝혔다.
박세리는 오는 13일 이곳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뒤 은퇴식을 치르고 정든 필드를 떠난다.
박세리는 “은퇴를 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은퇴 기자회견이라는 게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지고 심란스럽기도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은퇴하면 최고의 선수로 기억되는 것도 좋지만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얼마 전 타계한 아널드 파머를 언급하고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골프 유망주나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의 눈으로 봤을 때 개선할 점을 찾아 기여하고 싶다”면서 “선수들에게 좋은 훈련 환경, 좋은 시스템을 만들고 선수가 대회의 중심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해 은퇴 후에는 투어 운영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후배들을 향해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골프가 다가 아니다라는 걸 자주 말해주곤 한다”면서 “연습을 뒷전으로 밀쳐놓으라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면서 “고생도 많았고 성공하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 많은 것을 얻었기에 행복하다”고 골프 인생을 자
“선수 아닌 사람으로 만나게 되겠지만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박세리는 “대한민국 운동 선수를 많이 사랑해 달라”며 회견을 마무리했다.
회견장을 벗어나던 박세리는 “은퇴식 때 울지 않아야 하는데…”라더니 “울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것 같다”고 웃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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