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는 지난해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메츠에 2승 3패로 패한 뒤 돈 매팅리 감독을 경질했다. 3년 연속 지구 우승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문제가 됐다.
그리고 이어진 감독 면접, 다저스는 감독 후보자들에게 면접 과정에서 비디오 게임을 이용해 디비전시리즈 5차전 경기의 시뮬레이션을 시켰다.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벤치코치였던 데이브 로버츠는 여기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유력한 후보들을 제치고 다저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디비전시리즈 5차전, 그는 상식을 깬 마운드 운영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약간 위험한 운영이었지만 결과는 통했다.
↑ 잰슨은 선발 리치 힐과 맞먹는 51개의 공을 던졌다. 사진(美 워싱턴DC)=ⓒAFPBBNews = News1 |
블랜튼은 3회를 막았고, 내친김에 4회까지 퍼펙트로 처리하며 상대의 추격을 막았다. 그다음은 시리즈 내내 푹 쉬었던 훌리오 우리아스가 2이닝을 책임졌다.
7회말 마운드에 올라 온 그랜트 데이튼은 아쉬웠다. 신인 투수 데이튼은 첫 타자 대니 에스피노자를 볼넷으로 내보낸데 이어 대타 크리스 하이지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로버츠 감독의 파격 운영이 빛났다. 마무리 켄리 잰슨이 7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한 것.
마무리 상황이 아닐 때 클로저를 올리는 것은 도박이다. 다저스는 지난 1차전 이 도박에 실패했다. 그러나 로버츠는 잰슨을 내보냈다.
잰슨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그래도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7회 2사 만루까지 몰렸지만, 앤소니 렌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에는 첫 타자 스티븐 드루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역시 잔루로 남겼다.
9회까지 다 막는 것은 무리였다. 투구 수는 50개를 넘기고 있었고, 제구가 흔들리면서 브라이스 하퍼, 제이슨 워스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여기서 불펜 문을 열고 나온 또 다른 투수가 있었으니, 그는 로버츠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클레이튼 커쇼였다. 이틀 전 110개의
그야말로 비디오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마운드 운영이었다. 그럼에도 로버츠는 신인 감독답지 않은 패기로 이를 밀고 나갔고, 결국 지난해와 다른 결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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