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자신을 찾는 팀이 없어 독립리그의 문을 두드려야 했던 30대 중반의 노장 투수가 1년 뒤 챔피언십시리즈에 선발로 나온다. 이보다 멋진 '인생 역전'이 있을까. LA다저스 좌완 선발 리치 힐(36) 얘기다.
힐은 1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 다저스 선발로 나온다. 앞선 두 번의 디비전시리즈 등판에서 7이닝을 던지는데 그쳤지만 13개의 삼진을 뺏으며 가능성을 보였던 그는 데뷔 후 첫 챔피언십시리즈 선발 등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에 참석, 자신의 야구 인생, 특히 올해와 지난해를 되돌아 봤다.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던 그는 시즌 도중 방출됐고, 독립리그인 애틀란틱 리그의 롱아일랜드 덕스에 입단했다.
↑ 지난해 독립리그의 문을 두드려야 했던 리치 힐. 올해는 포스트시즌에서 던지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곳에서 4경기에 선발 등판, 평균자책점 1.55의 성적으로 가능성을 보인 그는 올해 오클랜드와 다저스에서 20경기에 나와 12승 5패 평균자책점 2.12로 활약했다. 시카고 컵스 소속이던 지난 2007년(11승) 이후 처음으로 10승을 넘겼다.
그는 "순간에 집중하고, 최대한 생산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며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말했다. "매 경기 그 경기만의 순간이 있고, 매 투구 그 투구만의 순간이 있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롱아일랜드에서 던질 때부터 이런 자세를 가져왔고, 올해도 그 마음가짐을 이어와 매 기회마다 그런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그곳이 시카고든, 워싱턴이든, LA든, 애리조나에 진행되는 마이너리그 경기든 상관없다. 순간에 집중해서 계획대로 던지는 , 그것이 중요하다"며 장소에 상관없이 투구에 집중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힐의 집중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힐은 내가 봤던 선수들 중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모든 공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정말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라며 힐을 높이 칭찬했다.
이번 시즌 내내 그를 괴롭혀 온 손가락 물집은 그 집중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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