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생각한 것보다 많은 걸 이룬 NC다. 하지만 점점 코너에 몰리고 있다. KBO리그 진입 4년차에 맞이한 첫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도전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현재 2패. 남은 5경기에서 4승을 해야 한다.
NC는 10월의 마지막 주말 잠실구장에서 연거푸 패배의 쓴맛을 봤다. 2차전 최종 스코어는 1-5. 그러나 사실상 이틀 연속 1점차의 긴박한 승부에서 NC는 끝내 두산을 넘지 못했다.
원투펀치를 내세우고도 내리 두 판을 진 NC는 타격이 크다. 그래도 1승 1패면 괜찮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도 11.8%로 뚝 떨어졌다.
NC의 고민은 타선이다. 20이닝 동안 1점을 뽑는데 그쳤다. 1차전에서 3안타에 그치더니 2차전에는 두산(9개)보다 많은 10안타를 치고도 1점만 얻었다 .NC의 잔루는 11개(6개-5개). 두산(21개)보다 절반 가까이 적지만 그만큼 찬스를 만들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 이민호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원종현과 함께 현재 팀 내 가장 구위가 좋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장점이 전혀 살아나지 못했다. NC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경쟁할 수 있다고 여겼던 타선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10안타에도 웃지 못한 NC다. 타선이 뜨거워지기 바랐지만 이기지 못했다. 그리고 정작 중심을 잡아야 할 사인방이 조용했다. 그들 앞뒤로 맥도 번번이 끊기면서 답답했다. 오히려 점차 몸이 풀린 두산은 몰아치기까지 했다.
막는 걸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쳐야 이긴다. 강한 투수를 공략해야 한다. 지난 2번의 포스트시즌 경험을 통해 더 뼈저리게 느낀 NC다. 니퍼트, 장원준과 악연은 2년 연속 되풀이 되는 중이다.
그렇지만 NC에게 또 다른 고민이 있다. 어쩌면 진짜 고민일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 전 뒷문은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를 받았던 NC다. 하지만 뚜껑을 여니 결과는 정반대. 두산 불펜의 평균자책점 0인 반면, NC는 5.40을 기록했다.
높이는 있다. 믿음직한 이들도 있다. 원종현과 이민호는 현재 NC 불펜의 중심이다. 컨디션 및 구위가 가장 좋다. 이들은 ‘리드 시’ 1,2번째 카드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그 둘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이다. 김경문 감독이 포스트시즌 키플레이어 중 1명으로 꼽은 임창민도 있지만, 그는 1차전에서 불운 속 패전투수(⅔이닝 1실점)가 됐다.
원종현과 이민호는 1차전에서 각각 33구(1⅔이닝)과 28구(2⅓이닝)를 기록했다. 꽤 많은 투구수. 하지만 2차전도 대기했다. 우승을 향한 막바지, 총력이다. 필승카드를 아낄 때가 아니다. 다만 그 종류가 제한적이다.
2차전 이민호는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 해커가 8회말 2사 3루 위기를 넘겼다면, 곧바로 투입이었다. 결과적으로 해커의 3실점에 동점 혹은 리드가 아닌 상황이라 필승조의 등판은 없었다.
반대로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더 커졌다. NC는 해커의 강판 후 김진성, 구창모, 배재환이 연이어 등판했다. 첫 상대한 타자에게 모두 피안타. 1-3의 스코어는 1-5로 더 벌어졌다. 마지막 반격 기회를 남겨두고 힘이 빠졌다. 원종현, 이민호(+임창민)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는 NC의 현실이 잘 드러난 상황이기도 했다. 큰 무대에는 베테랑의 경험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믿음직한 그들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한다는 것. 출격 조건은 제한적이다. NC가 이길 수 있는 상황에 나간다. 교체 타이밍을 떠나 2차전은
2패의 NC는 창원에서 반격을 꿈꾼다. 타선이 힘을 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발 열세를 이겨내려면, 불펜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번에는 3일 연속 경기가 펼쳐진다. 그들은 자신을 향한 기대감과 책임감은 물론 연투 부담감도 견뎌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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