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김경문 NC 감독은 ‘명장’이다. 그러나 올해도 하늘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4번째 도전에도 그에게 돌아온 결과물은 준우승이었다.
김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의 신화를 썼다. 많은 걸 이뤘다. 선수(1982년)와 코치(2001년)로도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 하지만 감독으로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두산 감독 재임 시절 세 차례(2005·2007·2008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하지만 1번도 정상에 못 올랐다.
2007년에는 먼저 2승을 하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SK에게 내리 4경기를 졌다. 1,2차전 승리팀의 첫 우승 좌절 사례였다.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맞붙은 SK, 첫 판을 잡았지만 이후 4경기 결과는 모두 패배였다.
↑ 우승트로피는 남의 손에. 김경문 NC 감독(왼쪽)은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8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 김 감독은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미디어데이에서 “내가 더 간절할 것이다. 2등이 잘못한 성적은 아니지만 가슴이 참 아프다. 이번 기회에 그 타이틀을 떼고 싶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김 감독의 표현대로 공룡의 발톱은 1년 전보다 더 자랐다. 온갖 풍파에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았다. 144경기를 2위로 완주했다. 그리고 LG의 신바람을 잠재우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NC에게 올해 포스트시즌 테마는 ‘설욕’이었다. 이번에는 두산에 갚아야 할 빚을 갚을 차례였다.
김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탈락 후 “포스트시즌 패배로 선수들을 너무 질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들 정말 잘해줬고 자랑스럽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내년 강팀으로 다시 도전하겠다”라고 밝혔다.
그 약속을 지킨 셈이다. 자유계약선수(FA) 박석민을 영입해 전력을 살찌웠다. 김 감독의 표현대로 공룡은 발톱이 더 자랐다. 하지만 1년 사이 자란 곰의 발톱이 더 날카로웠다. NC는 끝내 두산의 최강 마운드를 격파하지 못했다. 우승까지 남은 마지막 관문에서 좌절했다.
↑ 김경문 NC 감독(왼쪽)은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딱 한 계단만 더 오르면 됐다. 그러나 또 다시 쓸쓸히 퇴장했다. 최근 12년간 4번의 도전에도 번번이 쓴맛을 봤다. 한국시리즈, 김 감독에겐 참 야속한 무대다. 달콤한 우승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기에는 좀 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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